이스라엘 국기행진, 곳곳에서 '팔'주민과 충돌..폭력사태

기사등록 2022/05/30 08:11:41 최종수정 2022/05/30 10:33:44

'이'극우파 동예루살렘 무슬림 지역에서 폭력시위

'팔' 골목까지 통과, 상점과 주택 문 두들겨

서안· 가자지구에서 '팔'항의 시위로 충돌..수백명 다쳐

[ 예루살렘=신화/뉴시스] 5월 29일 이스라엘 극우청년들의 국기행진이 예루살렘 구시가지 무슬림 성지와 팔레스타인 거주지를 통과하면서 대규모 충돌이 일어났다.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의 날"로 제정한 29일 수십만 명의 우익단체 회원들이 도발적인 구호를 외치면서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거주지를 통과하자, 예상했던 대로 양측의 격렬한 충돌이 빚어졌다.

이스라엘 국영 칸TV는 대부분 우익단체 청년 회원들인 약 5만명의 시위대가 '국기 행진'을 강행하며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 일명 6일 전쟁)에서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것을 기리는 행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 행진은 예루살렘 서부 지역에서 시작됐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미리 팔레스타인 지역의 통과 자제를 요구했음에도  동예루살렘 구시가지의 다마스쿠스 문을 지나 좁은 길들을 통과해 알아크사 회교 성원 단지 아래의 통곡의 벽까지 행진을 강행했다. 

이 지역은 유대교와 이슬람교 모두의 성지이며 팔레스타인인들의 주거지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국기를 들고 예루살렘의 구시가지를 행진하는 이 행사는 우파 입장에서는 축제지만, 동예루살렘을 빼앗긴 팔레스타인이나 아랍권 입장에서는 도발이다.

작년 이 행사는 11일간의 전쟁을 촉발했고, 이 과정에서 최소 250명의 팔레스타인인과 13명의 이스라엘인이 사망했다.

하지만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27일 다마스쿠스 게이트로 진입해 무슬림 지구를 통과하는 행진 경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반면 하마스는 깃발 행진을 강행할 경우, 또다른 전쟁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였고 예상대로 충돌이 일어났다.

젊은 이스라엘 시위대원들은 " 아랍인에 죽음을! " "너희들의 마을을 불태우겠다!"등의 구호를 외치며 국기를 들고 팔레스타인 구역을 통과했다. 

이곳에서는 2014년에도 이스라엘 극우파가 16세의 무슬림인 모하메드 아부 크데이르를 납치해서 산채 불태워 죽인 일이 있었다. 

시위대는 행진하면서 길가의 팔레스타인 상점들과 주택들의 문을 거칠게 두들기기도 했다.

결국 충돌이 일어나 이스라엘 시위대는 팔레스타인인들을 두들겨 패고 최루가스를 퍼부었고, 팔레스타인인들은 물병과 의자들을 던지며 저항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62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경찰의 최루가스와 고무를 입힌 총탄, 시위대의 폭력으로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구시가지 북쪽의 팔레스타인 동네 셰이크 자라에서도 수십명의 초극우파 이스라엘 단체 "라 파밀리아" 단원들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돌을 던지고 차 유리창을 부수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고 발표했다. 
 
나프탈리 베네트는 라 파밀리아를 포함한 극우단체들이 예루살렘에서 폭력을 행사한 데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처벌하겠다고 밝혔지만 체포된 사람은 없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인들은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국기행진에 항의하는 시위에 수 십만명이 참가했다.

서안지구의 라말라, 알-비레 , 나블루스, 헤브론 , 베들레헴, 투바스, 툴카름 등 도시에서도 동예루살렘의 "이스라엘의  폭력"에 항의하는 군중 시위가 발생했다.
 
세 아이를 둔 헤브론 주민 모하메드 알자바리(39)는 "알아크사 등 동예루살렘 성지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폭력과 모욕에 참을 수 없어서 나왔다" 면서 " 예루살렘을 유대인 일색으로 만들려는이스라엘의 시도는 성공할 수 없다.  예루살렘에 이스라엘 깃발을 내 건다고 자기들의 수도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안지구에서도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군의 충돌이 일어났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에 따르면 이날 137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부상을 당했고 그 가운데 11명은 이스라엘 경찰의 고무탄과 최루가스 발사로 중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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