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1분기 수익률 -2.6%…4년만에 손실내나
주식·채권시장 모두 '약세'…대체투자도 쉽지 않아
[서울=뉴시스] 류병화 기자 = 국민연금이 4년 만에 연간 손실을 낼 위기에 놓였다. 주식시장 수익률이 나빠지고 긴축 우려에 채권시장까지 부진해 운용수익률이 저하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주식시장이 회복해야 손실을 면할 수 있겠지만 경기 둔화 우려로 이어지고 있어 시장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29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올해 1분기 말 누적 수익률은 -2.66%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말 -3.82%를 기록한 뒤 2월 말 -3.57%로 누적 기준으로 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자산별군별로 보면 1분기 말 금액가중수익률 기준 국내주식 -5.38%, 해외채권 -3.00%, 해외주식 -2.98%, 국내채권 -2.87%, 대체투자 2.36%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은 각국의 통화 긴축에 대한 경계감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이슈에 따른 국내외 주식시장 악화로 인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긴축 가속화에 대한 우려는 국내외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와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주식과 채권 수익률 하락 원인으로 작용했다.
◆국민연금 4년 만에 마이너스 수익률 가능성
국민연금은 자산시장의 불안으로 인해 2018년 -0.92% 수익률을 기록한 이후 4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생겼다. 3년간 이어져 온 10% 안팎의 수익률 고공행진이 끊기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주식 비중이 적지 않아 시장이 상승하면 수익률도 호조세지만 하락하면 손실을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채권시장도 글로벌 긴축 우려로 인해 국채금리가 오르는 등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대체투자 자산군 수익률이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공정가치 평가를 반영하면 하락하게 될 수 있다. 대체투자 자산은 연말에 1회 공정가치를 평가해 수익률에 반영한다. 각국의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부동산 등 대체투자 자산의 수익률도 나빠질 수 있다.
이태수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 위원장 대행은 지난 27일 기금위 모두발언에서 "올해 들어 물가상승, 중앙은행 금리 인상, 국제정세 불안, 원자재 등 글로벌 공급 충격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며 "이러한 시기일수록 철저한 금융시장 모니터링으로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수익률 반전하려면 어떻게?
국민연금이 수익률 상승 반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단 주식시장 회복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2018년의 경우에도 코스피가 한 해 동안 17% 하락하는 등 주식시장이 고전했던 시기였다.
금융투자업계는 점차 경기침체로 다가서고 있어 하반기에도 주식시장이 고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각국이 부양정책에 힘을 쏟았지만 이제 유동성 회수기로 전환하고 있어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고서에서 "경기침체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어 더 나은 투자 기회를 얻기 위해 위험관리에 주력하는 것이 합리적인 결정일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경기 방향은 기존의 확장 기조로 복귀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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