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벽보관리는 못하겠다"…공무원 선거동원 마찰 지속

기사등록 2022/05/17 06:30:00 최종수정 2022/05/17 07:13:41
제20대 대통령선거 벽보
[청주=뉴시스] 이병찬 기자 =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노조를 중심으로 공무원 선거사무 거부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충북 일부 시군의 선거 업무 차질이 현실화했다.

17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도내 시·군 노조는 지난해 연말 선거 투·개표 사무 강제동원 거부 의지를 담은 조합원 서명부를 시·군 선거관리위원회에 전달했다.

가장 적극적이었던 충주시 노조의 선거사무종사자 위촉 거부 서명운동에는 시 소속 1600여 공직자 중 1150명이 참여했다.

선관위는 모집이 수월하고 신분이 확실한 기초지자체 공무원으로 투⋅개표 사무원을 채워왔다. 투표사무의 60%, 개표사무의 40% 이상이 기초지자체 공무원이다.

투표사무원은 선거 당일 최소 14시간 이상의 노동을 하고도 최저 시급 8720원에 훨씬 못 미치는 4500원을 받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공노조의 반발이 확산하자 선관위는 수당 외 지급하는 사례금을 6만원 인상하고, 코로나19 확진자 등 별도 투표관리 종사자의 수당은 11만원이나 올렸지만 선거사무 기피 상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노조의 반발을 수용한 충주시와 보은군 선거관리위원회는 6·1지방선거부터 선거 벽보 설치, 유지보수, 철거 업무를 선관위가 맡기로 결정했다.

노조와 충주·보은 선관위는 선거벽보 대행 사무 논란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이같이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합의에 따라 충주·보은 선관위는 벽보 설치와 유지보수, 철거 업무를 민간 업체에 맡겨 처리하게 된다.

청주시 노조는 개표 사무 종사를 거부한 상태다. 청주시는 공무원 중 희망자 1865명을 투표 사무에 투입하기로 했으나 개표 종사자는 차출하지 못했다.

선관위는 충북도청 등 다른 공공기관 종사자로 청주 지역 개표 사무원을 우선 충당하고 여의찮으면 일반 시민 중에서도 선발할 방침이다.

개표 사무원 410명이 필요한 청주 상당 선관위는 60%를 일반인으로 모집했다. 나머지는 충북도청과 교육청, 대학 등에서 찾기로 했다.

충주시 노조 박정식 위원장은 "그동안 기초지자체 공무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 온 선관위는 강제 동원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지방선거 이후에도 선거 사무 개선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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