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으로 미-EU 결속…협력 모델로 자리매김
16일 파리서 두번째 회의…제재 준비로 의제 구체화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발족한 무역기술위원회(TTC)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평가했다.
WSJ은 15일(현지시간) 이 같이 보도하며 TTC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러시아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진단했다.
관리들은 러시아 침공 이후 위원회가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되었으며, 자유 시장 민주주의 국가들 간의 더 넓은 협력의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해 9월29일 미·EU TTC를 정식 출범시켰다. TTC는 미국과 유럽의 무역·경제 관계 심화 및 기술·경제·무역 이슈에 대한 공동의 접근법 모색을 목표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소원해진 미·EU 관계를 복원하자는 공통의 목표도 있다.
지난해 첫 회의에서는 잠재적으로 적대적인 외국인 투자 및 수출 통제 심사, 인공지능 및 반도체 공급망 안보 확보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반도체 및 기타 선호 산업에 대한 보조금과 같은 중국으로부터의 서구 경제에 대한 위협에 초점을 맞췄다.
두 번째 회의는 1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다. 미국과 EU 관리들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3개월 이상 서로의 금융 규제, 수출 통제 체제, 외국인 투자 규정에 대한 이해를 심화했다고 한다.
양측 관계자는 "이러한 제재를 준비하면서 얻은 지식은 파리 근교에서 열리는 TTC의 두 번째 회의 의제를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 집행위 수석부위원장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회담에서 "TTC에서 개발된 협력과 신뢰는 우리가 매우 짧은 시간 내에 EU와 미국 사이에 수출 통제를 효율적으로 조정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EU 관리들은 러시아에 대한 빠른 대응이 항공 보조금, 철강 관세, 디지털 데이터에 대한 분쟁을 해소하는 TTC에서 설정된 기초 작업과 병행 협상 덕분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마크 기텐슈타인 EU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 3월 "우리가 제재에 대해 본 것은 EU 집행위원회와 미국의 전례 없는 수준의 협력"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유럽을 넘어 아시아 동맹국과도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시장 국가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 무역, 공급망 복원력 및 녹색 기술과 같은 문제를 논의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설립하기 위해 우호적인 아시아 태평양 국가들과 협상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IPEF에 TTC와 유사한 기능이 포함되지만 이 지역 국가 간의 경제 발전 수준이 다양하고 중국 경제와 긴밀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협상하기가 더 까다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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