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악관 브리핑룸처럼 49개 의자 마련
기자들과 소통 확대하겠다는 의지 표현
5층 집무실에 2실장·5수석 사무실 꾸려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건물 1층에는 기자실이 자리했다. 기자실 한 가운데를 차지한 건 임시로 마련된 브리핑장이다. 이 브리핑장에는 눈여겨보지 않으면 알기 힘든 특이점이 있다. 바로 49개의 의자다.
왜 윤석열 대통령은 49개의 의자를 마련했을까. 답은 미국 백악관 같은 소통을 위해서다.
백악관의 브리핑룸은 한 줄에 7개씩 7줄, 총 49석의 자리를 지정석으로 운영한다. 윤 대통령 역시 바로 여기서 힌트를 얻었다.
윤 대통령은 용산 집무실 플랜을 발표하며 2층 대통령 집무실 바로 아래층에 기자실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존 청와대가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본관과 기자실인 춘추관을 별도의 건물에 둔 것과 확실한 차이를 둔 것이다.
49개의 의자는 "청와대에서는 단절됐던, 언론과의 소통을 이어가겠다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백악관 브리핑룸의 49개 자리가 마냥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보수적인 미국의 언론관이 담겨있다.
백악관 브리핑룸은 공간이 협소하기로 악명 높다. 출입기자는 700명이 넘어가는 데도 브리핑룸 좌석 수는 수십 년간 49개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맨 앞줄 7개 자리에는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가 지정한 매체가 고정으로 앉는다. 대내외적으로 영향력이 큰 메이저 통신사와 방송사가 이 자리를 차지한다. 대변인들도 이들 중심으로 질문을 받는다.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장은 지정석이 아니기 때문에 이같은 독점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용산의 브리핑장은 임시로 만든 것으로 집무실 건물의 공사가 완료되는 내달 정식 브리핑룸이 다시 열릴 예정이다.
◆5층 집무실에 2실장·5수석 사무실…"격의 없이 현안 논의"
윤 대통령의 소통의 의지는 집무실 구조에도 반영됐다.
윤 대통령의 5층 집무실에는 2실장(비서실·국가안보실)과 5수석(경제·사회·정무·홍보·시민사회)의 업무 공간이 마련됐다.
미국 대통령 집무실인 백악관 웨스트윙 2층과 닮은 꼴이다.
대통령실 측은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대통령과 주요 참모들이 한 공간에서 함께 근무한다"며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참모들의 방에 수시로 드나들며 대화를 나누듯 윤 대통령도 한 공간 속에서 참모들과 격의 없이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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