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지하철 시위 11일 만에 재개…일부 열차 지연에 몸싸움도

기사등록 2022/05/03 10:51:48 최종수정 2022/05/03 13:52:13

3호선 경복궁역, 오전9시께 10여분 지연

"추경호 인사청문회 답변 미흡…보완해야"

"인수위 해산하면 혜화서 삼각지까지 시위"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열차 오체투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2.05.03.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장애인 단체가 출근길 서울 지하철 시위를 재개하면서 3일 오전 3호선 열차 운행이 일부 지연됐다. 단체가 출근길 지하철에 탑승한 것은 11일 만이다.

이날 시위는 기존처럼 출근길 열차를 장시간 지연하는 방식이 아닌 바닥을 기어 지하철에 탑승한 뒤 호소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3일 오전 9시께 3호선 경복궁역에서 오금행 지하철에 탑승해 동대입구역에서 하차했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상임대표를 포함한 두명의 회원이 바닥을 기면서 열차에 올라 10여분 간 지하철 운행이 늦어졌다. 이 과정에서 열차를 시간 내에 출발시키려는 서울교통공사 측과 휠체어 공간을 확보하려는 전장연 활동가들 사이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열차 바닥에 엎드린 박 대표는 시민들을 향해 "장애인도 사람이다", "장애인 권리를 위해 함께 힘을 보태달라" 등 호소에 나섰다. 박 대표는 '장애인권리보장'이라는 글자가 적힌 깡통을 목에 걸고 열차 바닥을 기어갔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2022.05.03. livertrent@newsis.com

전장연이 지하철에 탑승해 시위를 벌인 것은 지난달 22일 이후 11일 만이다. 이들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달 2일 인사청문회에서 장인인 이동권 관련 입장을 밝히겠다고 약속하자 출근길 지하철 탑승을 잠시 멈췄다. 다만 삭발식 및 기자회견은 계속 이어왔다.

단체는 이날 지하철 탑승에 앞서 단체는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열린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추 후보자의 답변은 전장연이 요구했던 것 중 단 한가지, 특별교통수단 운영비에 대한 약속어음 하나 발행한 것 뿐"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장연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과 장애인권리 4대 법률(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장애인평생교육법·특수교육법) 제·개정을 요구하면서 추 후보자의 답변을 요구했다.

해당 요구에는 특별교통수단(장애인 콜택시) 확대 및 저상버스 도입, 장애인평생교육시설 및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지원 등이 포함되는데, 전날 인사청문회에서는 특별교통수단에 대한 언급만 있어 답변이 미진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차기 정부의 나머지 답변을 기다리면서 전면적인 출근길 탑승 시위 대신 기어서 지하철에 오르는 수준의 시위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존에는 출퇴근길 열차에 휠체어를 끼우는 방식으로 시위를 진행해 장시간 열차 지연이 불가피했다. 다만 새 방식 역시 휠체어에서 내려 기어서 열차에 탑승하는 만큼 열차 운행은 다소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단체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기재부가 5월 중에 2023년도 예산에 장애인권리예산을 보장할 때까지 지하철을 타면서 오체투지 형식으로 시민을 만나겠다"면서도 "무한히 기다리지 않겠다. 5월중 기재부 장관과의 면담을 약속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내일도 오전 9시께 3호선 경복궁역에서 지하철에 탑승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 활동이 마무리되는 시점부터는 장소를 변경해 4호선 혜화역에서 삼각지역까지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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