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첫 미니앨범 '피어리스' 공개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의 첫 걸그룹
방시혁 의장 등 지원 사격
아이즈원 출신 김채원·미야와키 사쿠라 등 멤버 6명
하이브 첫 걸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은 데뷔 전부터 혹독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밟아줘 하이웨이 하이웨이(highway highway) / 멋진 결말에 닿게 / 내 흉·짐도 나의 일부라면 / 겁이 난 없지 없지"라고 노래하는 첫 번째 미니앨범 '피어리스(FEARLESS)'의 동명 타이틀곡이 결연한 의지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르세라핌 리더 김채원은 2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첫 번째 미니앨범 '피어리스(FEARLESS)' 발매를 앞두고 열린 쇼케이스에서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세상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나아겠다는 저희 이야기를 앨범에 담았다"고 소개했다.
"저희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다른 분들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김채원은 온라인에서 멤버 김가람(17)에게 제기된 학폭 루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현재 이 사안에 대해서는 지금 회사랑 논의 중이다. 절차에 따라 대응 중"이라고 대신 답했다. 해당 질문을 한 기자에게 자신이 답을 해도 괜찮냐고 먼저 양해를 구한 뒤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의젓한 모습이었다.
르세라핌은 마니아를 보유했던 아이즈원 출신 김채원과 사쿠라를 비롯 허윤진 그리고 비주얼 센터 김가람, 발레를 전공한 나카무라 가즈하(19·카즈하), 막내 홍은채(16) 등 쟁쟁한 멤버 6명으로 구성됐다. 한국인 3명(김채원·김가람·홍은채), 일본인 2명(미야와키 사쿠라·나카무라 가즈하), 한국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이주한 1명(허윤진)이다.
사쿠라는 이번 르세라핌이 세 번째 데뷔다. 지난 2011년 일본 걸그룹 HKT48로 데뷔해 AKB48 활동을 함께했다. 현지에서 큰 인기를 누렸는데 지난 2018년 엠넷 '프로듀스 48'을 통해 K팝 아이돌로 재도전했다. 12인조 아이즈원 멤버로 발탁돼 역시 양국에서 인기를 얻었다.
김채원은 그룹 '인피니트' 등을 매니지먼트한 울림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다가 르세라핌 데뷔를 위해 하이브 산하 쏘스뮤직에 합류했다. 그녀 역시 "열심히 재데뷔 준비를 해왔고 그 과정 가운데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르세라핌을 통해 더 멋진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허윤진은 지난 2018년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프로듀스48'에 출연했다. 당시 애프터스쿨을 배출한 플레디스 소속 연습생답게 월등한 피지컬을 자랑했지만 아쉽게 26위의 성적을 받아 중간에 탈락했다. 이후 쏘스뮤직으로 적을 옮겨 실력을 쌓아왔다.
허윤진은 '프로듀스 48' 출연 당시 경쟁자였던 김채원·사쿠라와 한 팀으로 데뷔한 것과 관련 "김채원 씨·사쿠라 씨를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처음엔 4년이 지난 만큼 '얼마나 달라졌을까' '어색하지 않을까' 같은 생각을 했는데 다시 만나자마자 생각보다 너무 잘 지내게 돼 좋았어요. 한 팀으로 다시 모이게 돼 너무 좋아요."
허윤진은 "배경이 각기 다른 여섯 멤버가 한 팀으로 데뷔한 것이 꼭 운명처럼 느껴진다"면서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한 것들이 결실을 맺을 거 같아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팀 이름은 '아임 피어리스(IM FEARLESS)'를 애너그램한 것이다. '세상의 시선에 흔들리지 않고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자기 확신과 강한 의지'를 담았다. 이번 르세라핌의 총괄 프로듀서로 나선 방 의장이 직접 지었다.
카즈하는 팀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며 "방시혁 PD님이 지어준 거라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애너그램 아이디어를 방시혁 PD님이 직접 내셨다"고 설명했다.
카즈하 역시 "저도 발레가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하면서 고민이 많았고 멤버들 역시 각자의 고민이 있었다"면서 "멤버들과 솔직히 이야기하는 시간을 보냈고, 그것이 이번 앨범을 준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흡족해했다.
르세라핌은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쏘스뮤직이 협력해 론칭하는 첫 번째 걸그룹이다. 소성진 대표가 이끄는 쏘스뮤직은 하이브에 편입되기 전인 2015년에 론칭한 '여자친구' 이후 7년 만에 걸그룹을 선보이게 됐다.
지난해 지금의 사명으로 이름을 바꾼 하이브가 2005년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로 설립된 이후 선보인 걸그룹은 2012년 쏘스뮤직과 협업한 '글램'이 유일하다.
사실상 르세라핌이 하이브가 제대로 론칭하는 첫 걸그룹인 만큼 K팝 업계 안팎으로 또 국내외에서 관심이 크다. 이 회사의 위상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쿠라 역시 "솔직히 부담감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관심이 감사했어요. 그래서 주변 시선을 의식하기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잘하자'고 의견을 모았고,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보여주자고 뭉쳤다"고 했다.
앨범에는 동명의 타이틀곡을 비롯해 총 다섯 곡이 실렸다. 방 의장의 진두지휘 아래 얼터너티브 팝, 디스코-펑크, R&B 등 다양한 장르가 실렸다.
'피어리스'는 묵직한 베이스 리프와 그루브 있는 리듬이 조화를 이룬 펑크 기반의 얼터너티브 팝이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르세라핌의 당찬 모습을 담고 있다.
방 의장을 필두로 프로듀서팀 13과 방탄소년단의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을 작업한 싱어송라이터 블러시(BLVSH), 미국 팝 아티스트 데스티니 로저스(Destiny Rogers) 등이 곡 작업에 참여했다.
'더 그레이트 머메이드'는 인어공주 이야기를 르세라핌의 시각으로 재해석했다.
욕망을 상징하는 '푸른 반딧불이'를 따라 마법의 황야인 '언노운(UNKNOWN)'으로 향하는 여섯 멤버의 이야기를 다룬다. 하이브 오리지널 스토리 '크림슨 하트(Crimson Heart)'의 테마곡이다.
허윤진은 "가사가 채택됐을 때 너무 영광이었는데 더구나 제가 쓴 파트를 제가 부르게 됐어요. 녹음할 때 굉장히 뿌듯했고 신나게 녹음했다"고 만족해했다. "곡 작업에 욕심이 있는 편이라, 생각날 때마다 (노랫말을) 적어두려고 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다음 앨범에도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외에도 '세상을 내 뜻대로 하겠어'라는 야심 찬 포부를 3개 국어로 내레이션한 '더 월드 이스 마이 오이스터(The World Is My Oyster)', 이솝우화 속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를 모티브로 해 사랑에 대한 순진하면서도 이기적인 태도를 노래한 '사워 그레이프스(Sour Grapes)' 등 총 다섯 트랙이 수록됐다.
르세라핌이 하이브 걸그룹의 시작인 만큼, 출발 반응이 좋다. 데뷔 앨범의 선주문량은 지난달 29일 기준 38만 장을 넘겼다. 사전 프로모션만으로 트위터와 웨이보 등 주요 SNS 실시간 트렌드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손 데일만큼 뜨겁도록 타올라 더 / 경계를 넘어 펼쳐지는 언노운(unknown) 저 끝까지 / 무료했던 날이 제법 아름다워 / 타오른 이상 멈출 수는 없어 마이 디자이어(my desire)."
'블루 플레임'이 하이브와 르세라핌의 출발하는 마음을 대변하는 듯하다. 치열한 4세대 K팝 걸그룹 대전 가운데도, 르세라핌 멤버들은 올해 하나뿐인 신인상을 받고 싶다며 흥행 의지를 다졌다. "많은 분들이 '클래스가 다른 팀'이라 불러주셔서 감사해요. 그에 걸맞은 팀이 되고 싶어요."(김채원)
'피어리스'는 이날 오후 6시 발매됐다. 르세라핌은 이날 오후 8시 온·오프라인으로 팬 쇼케이스를 연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