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여성 6명, 3주 지뢰 제거 훈련 돌입
前 장교가 가르쳐…훈련 마친 뒤 실전 투입 예정
[서울=뉴시스]김수진 인턴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두 달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여성들이 전쟁 복구를 돕겠다며 코소보로 건너가 지뢰 제거 기술을 익히고 있다.
1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여성 6명은 지난달 25일부터 코소보 서부 도시 페자에서 지뢰 제거 훈련을 받고 있다.
훈련은 18일간 진행되며, 우크라이나 환경에 맞게 유도 무기, 지뢰, 미사일을 포함한 러시아 및 옛 소련 무기 제거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훈련을 마친 뒤 이들은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러시아군 철수 지역에서 실전 지뢰 제거 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중부 출신 영어 교사 아나스타시아 민도추코바(20)는 "전쟁이 곧 끝날 것이기 때문에 지뢰 제거를 할 줄 아는 사람에 대한 수요가 많다"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민도추코바는 "전쟁 전 평범한 삶이 완전히 돌아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방공호가 아닌 내 침대에서 자고 싶다. 잃어버린 사람들이 그립다"고 덧붙였다.
다른 훈련생 율리아 케이트릭(38)은 전쟁 초기 세 자녀를 폴란드로 피신시킨 뒤 코소보로 향했다. 아이들이 고향에 돌아가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지뢰 제거 훈련에 참여했다.
케이트릭은 "가족과 재회해 이 악몽의 끝을 보는 게 유일한 소원"이라며 "가족의 삶을 다시 산산조각 낼 수 있는 지뢰를 발견하는 방법을 아는 건 필수 기술"이라고 말했다.
코소보는 1998년부터 1년간 알바니아계 분리주의자들과 세르비아군 사이에 벌어진 무력 충돌로 약 1만3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곳으로, 수천개의 미폭발 지뢰가 남아있다.
훈련 강사를 맡은 지뢰 작전 장교 출신 아르투르 티가니는 "23년이 흘렀지만, 코소보에서 지뢰 제거 작업을 시작했을 때 겪은 어려움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며 "발칸 국가에서의 경험을 우크라이나 여성들과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코소보 훈련소는 더 많은 우크라이나 여성 단체와 협력해 페자, 우크라이나 등에서 훈련을 추가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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