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공동 2위 도약
[대전=뉴시스]김주희 기자 =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기대해봐도 좋을 듯하다. 고졸 신인 박찬혁(19·키움 히어로즈)의 방망이가 예사롭지 않다.
박찬혁은 2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올해 KBO리그에 뛰어든 박찬혁이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건 처음이다.
그동안에는 전 경기에 9번으로 나섰다. 신인 타자인 만큼 큰 부담 없이 공격에 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이날은 팀의 간판 타자 이정후가 감기 몸살로 휴식을 취하면서 타순을 조정했고, 박찬혁이 2번 타자의 중책을 맡았다.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자리에도 당찬 루키는 주눅들지 않았다. 오히려 '물 만난' 것처럼 자신의 매력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본격적인 혈투의 서막을 알리는 선제점도 그의 배트에서 나왔다.
박찬혁은 0-0으로 맞선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박윤철의 직구를 공략,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아치를 그렸다. 지난 21일 SSG 랜더스전 이후 4경기 만에 추가한 시즌 4호 홈런이다.
1-0으로 앞선 5회 1사 3루에서는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날렸다.
비록 키움은 이날 2-5로 역전패를 당했지만 팀 전체 득점을 홀로 이끌어낸 박찬혁의 활약 만큼은 큰 위안이 됐다.
될성싶은 떡잎의 등장이다.
박찬혁은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키움의 부름을 받았다. 대형 유망주로 주목을 받은 그는 팀 선배 이정후도 해내지 못한 히어로즈 최초 순수 신인 개막전 선발 영예까지 안고 화려하게 출발했다.
팀의 기대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프로 첫 해 10개의 홈런을 목표로 세웠던 그는 4월에만 벌써 4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차세대 거포의 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다.
아직 초반이지만 내로라하는 거포들을 뒤로 두고 이 부문 공동 2위를 질주한다는 것이 그 증거다.
큰 관심 속에 등장했던 '빅리거' 출신의 야시엘 푸이그가 아직 3차례 손맛을 본 것과 비교해도 박찬혁의 적응 능력이 돋보인다.
2017년 신인왕 출신의 이정후는 "신인왕 1순위는 박찬혁이다. 다른 팀 선수들이 (찬혁이를) 쫓아간다고 생각한다"며 일찌감치 후배의 신인왕 경쟁을 지원하고 나섰다.
입단 첫 해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간판 스타가 된 이정후가 보기에도 박찬혁의 능력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이정후는 "찬혁이는 지금 페이스라면 20개도 가능할 것 같다"면서 "나 말고 박병호 선배의 뒤를 잇는 (파워 넘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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