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공동 개최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28일 개막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는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이 28일 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한다. 지역 미술관 5곳(광주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양구 박수근미술관, 제주 이중섭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까지 더해 이건희 기증품 수증기관 전체가 협력한 전시다.
총 7개 기관이 기증품 295건 355점을 선보인다. 전시품은 선사시대부터 21세기까지의 금속·도토기·전적·목가구·조각·서화·유화 작품 등으로 시기와 분야가 다양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등 249건 308점을, 국립현대미술관은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등 34건 35점을 출품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김환기의 '작품', 대구미술관은 이인성의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 박수근미술관은 박수근의 '한일', 이중섭미술관은 이중섭의 '현해탄', 전남도립미술관은 천경자의 '만선'을 내놓는다. 전시품 중 국가지정문화재는 국립중앙박물관 출품 '일광삼존상' 등 국보 6건 13점과 '삼현수간첩' 등 보물 15건 20점이다.
1부 '저의 집을 소개합니다'에서는 이 회장의 안목과 취향을 보여주는 수집품을 선보인다. '가족과 사랑'을 주제로 한 근현대 회화와 조각품을 전시한다. 장욱진의 '가족'은 허물없는 가족애를 순진무구한 화풍으로 전한다. 처음 공개되는 정약용의 '정효자전'과 '정부인전'은 강진 사람 정여주의 부탁을 받아 그의 일찍 죽은 아들과 홀로 남은 며느리의 안타까운 사연을 글로 쓴 서예 작품이다.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관통하는 한국적 정서를 담은 공간도 꾸몄다. 18세기 '백자 달항아리'와 김환기의 1950년대 '작품'은 김환기의 추상 회화가 전통 문화와 자연에 대한 향수에서 출발했음을 한 눈에 보여준다. 1부 중간에는 작은 정원을 연출해 '동자석'을 전시한다. 프랑스 인상주의 거장 클로드 모네가 만년에 그린 '수련이 있는 연못'은 국내 최초로 공개한다.
2부 '저의 수집품을 소개합니다'는 수집품에 담긴 인류의 이야기를 4가지 주제로 나눠 살펴보는 공간이다. 첫 번째 '자연과 교감하는 경험'은 조선시대 산수화와 현대 회화를 함께 전시해 자연이 영감의 원천이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 '자연을 활용하는 지혜'는 인간이 흙과 금속을 활용해 만들어낸 토기와 도자기, 금속공예품을 전시한다.
전시는 8월28일까지 이어지며, 1개월마다 주요 서화작품을 교체한다. 지난해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에 2개월간 전시됐던 '인왕제색도'와 '추성부도'는 1개월씩 전시해 빛에 쉽게 손상되는 고서화를 보호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전통문화의 우수성만 되뇐다고 해서 우리 문화의 정체성이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이 정말 '한국적'이라고 느낄 수 있을 때 문화적인 경쟁력이 생긴다"는 말을 남겼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이 더 많은 국민이 문화유산과 미술품을 향유하고, 일상을 풍요롭게 가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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