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충격, 시차를 두고 임금상승에 영향
올해 하반기 이후 임금상승률 높아질 듯
25일 한국은행 'BOK 이슈노트'에 실린 '최근 노동시장 내 임금상승 압력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VAR(벡터자기회귀) 모형 추정 결과 물가 충격은 4분기의 시차를 두고 임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차는 1년 단위의 임금협상 관행, 노동시장의 경직성 등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결과는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세가 하반기 이후 임금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한은은 평가했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차장은 "노동시장 내 임금상승 압력이 최근 들어 점차 상승하고 있으며, 물가상승 충격은 시차를 두고 임금상승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를 감안할 때 높은 물가상승세와 고용회복이 지속될 경우 올해 하반기 이후 임금상승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한은이 임금상승 압력을 평가하기 위해 최근 임금상승률을 분해해 본 결과 지속성이 낮은 특별급여, 산업별 특이요인의 기여도가 예년보다 높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에는 지속성이 높은 정액급여, 산업간 공통요인의 기여도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인 것으로 평가됐다.
지속성이 높은 정액급여의 기여도는(지난해 2.6%포인트)는 팬데믹 이전 수준(2017~2019년 3.6%포인트)을 하회하고 있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나타난 증가 모멘텀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간 공통요인의 기여도는 2021년중 4.0%포인트로 팬데믹 이전(2017~2019년중 4.3%포인트)보다 다소 낮으나, 노동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빠르게 높아졌다.
최근 들어 임금 상승세가 여러 산업으로 확산되면서 직전 3개년 동월 평균 상승률 대비 해당연도 월 상승률이 높은 산업의 비중인 임금상승률 경기확산지수도 빠르게 회복중이다.
오 차장은 "임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들은 대체로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한 가운데, 대다수 고용지표들도 개선되면서 노동시장 내 주요 여건이 임금상승 압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노동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물가상승이 임금상승으로 이어지는 이차효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오 차장은 "경우에 따라서 물가상승→임금상승→물가 추가 상승의 악순환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며 "무엇보다 경제 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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