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훈, 민주 검수완박에 "586, 이젠 우상서 괴물됐다"

기사등록 2022/04/21 09:44:16 최종수정 2022/04/21 09:55:43

"민주화 이뤘던 선배들이 민주주의 흔들어"

"소수 의견 무력화하는 무서운 힘 두렵다"

"국민 믿고 천천히 보다 탄탄한 검찰개혁"

공천 내홍엔 "국민 지지 없인 172석도 신기루"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공동취재사진) 2021.03.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캐스팅 보트를 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21일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드라이브에 대해 "(586) 우상들이 괴물이 되어 가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 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586 이후 세대로써 민주화를 이룬 선배들을 우상처럼 생각했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민형배 의원의 탈당 임시적, 전략적 탈당 또는 꼼수 탈당은 좀 분노가 된다. 제가 평소에 존경하는 의원님이었다"면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민주당의 '위장 탈당' 논란에 유감을 드러냈다.

이어 "운영소위에 한 명의 비교섭단체를 넣은 것은 소수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자는 중요한 장치"라며 "이것을 스스로 무너뜨려 가면서 더 큰 대의를 지키겠다는 것은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가능하다는 건데 우리 초등학생들한테 이게 설명 가능할까. 내가 딸이 중학생이 있고 초등학생이 있는데 설명을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에서 아주 중요한 소수에 대한 절차, 필리버스터도 그렇고 운영(소)위원회 한 명의 역할도 그렇고 소수에 대한 (의견) 보장들을 하나씩 무력화하면서 '172석의 뜻을 이루겠다, 내 길을 막지마라' 이거지 않느냐"며 "무서운 힘의 발현인데, 그 힘의 일부가 되지 않는 사람들은 두렵다"고 밝혔다.

또 "586 운동권 선배님들이 반독재를 위해서 피 흘려 싸웠는데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를 살아보지 못한 세대가 아닌가"라며 "반독재 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했지만 어떻게 보면 (민주당이 하는) 이게 민주독재, 입법 독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 의원은 "필리버스터에 동참해 달라, 저지해 달라는 문자 등으로 제 핸드폰이 너덜너덜 해졌다"며 "양쪽 다 그런 요구를 해오시고 관심이 많은 분들께서도 문자를 보내고 계셔서 중요한 문자를 놓치는 상황이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강행 명분으로 삼는 데 대해선 "내가 아니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은 민주주의에서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라며 "앞으로 또 선거가 있고 완전히 바뀔 상황도 있을 수 있는데 만약 그런 상황이 됐을 때 반대쪽에서 밀어붙이면 민주당은 뭐라고 할까"라고 반박했다.

그는 "마치 5월 10일이면 세상이 망할 것처럼 서두르다보면 아주 좋은 취지도 정파싸움으로 비칠 수 있고 망칠 수 있다"며 "그 피해는 오로지 국민, 특히 미래세대가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좀 천천히 가자, 그래도 일된다. 국민들이 지지하면 촛불로 대통령도 밀어냈는데 이거 하나 못하느냐. 국민들이 검찰개혁 위해서 촛불 들겠다고 하면 누가 못하겠느냐. 지금 이 촛불 들 사람 아무도 없지 않느냐"며 "국민을 한 번 믿고 천천히 가서 보다 완전하고 보다 탄탄한 검찰개혁하자는 게 제 주장"이라며 강행 처리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송영길 전 대표 서울시장 공천 배제를 둘러싼 민주당 내홍에 대해선 "2000원 가까이 되는 기름 값, 만 원 한 장으로 제대로 된 점심 먹기도 어려운 이 퍽퍽한 민생을 하루하루 살아가고 계시는 분들께 민주당 서울시장 공천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내홍이 매력적일까, 기대가 될까,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과 단일화를 했었는데, 지금의 상황이라면 전 절대 단일화 안 했을 것"이라며 "우리 정치는 국민들이 지지하지 않으면 신기루처럼 사라지는 것이다. 아무리 172석이든 원내절대 다수든 국민들의 민심을 읽지 못하면 순식간에 무너지는 것이 정치이기 때문에 그것을 명심하셨으면 좋겠다. 남의 당의 내부사정에 제가 감 놔라 배 놔라 하기는 뭐하지만 그런 말씀 드리고 싶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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