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10원 주고 식사보조 등 병원 업무시켜
환자들 "부족한 담뱃값 등 간식비 충당하려"
인권위 "인건비 절감 등 병원 편의 위한 것"
[서울=뉴시스] 위용성 기자 = 작업치료 명목으로 화장실 청소, 음식물 분리수거, 배식 등 직원들이 해야 할 노동을 입원 환자들에게 시킨 정신병원에게 이를 중단하라고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했다.
인권위는 19일 이를 작업치료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해 해당 병원에 노동부과 중단 등 업무를 개선할 것과, 병원 감독기관인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철저하게 감독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병원에서 근무했던 사회복지사 A씨는 입원 환자들에게 작업치료라는 이름으로 부당한 업무를 시키는 관행에 대한 시정조치가 필요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병원은 정신과 특성상 장기입원이 많고, 그에 따라 무력감이나 일상생활 기능 저하 등을 개선하기 위해 청소·세탁·음식물분리수거 등의 보조역할을 작업재활치료요법으로 시행했다고 해명했다. 이는 10년간 입원 환자의 동의를 받아 이뤄졌으며, 강요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2020년 6월부터는 작업치료를 중단했다.
하지만 인권위 조사 결과, 환자들은 화장실과 샤워실 청소를 하고 대가로 월 6~7만원 가량을 받았다. 환자들은 이런 작업을 병동 간호사가 해보겠느냐고 물어서 시작하게 됐을 뿐, 주치의와 관련 면담을 한 기억은 없다고 했다고 한다. 특히 이런 돈이 부족한 간식비나 담뱃값 충당에 도움이 돼 작업을 계속했다고도 답했다.
인권위가 파악한 임금지급표를 보면, 작업에 따른 급여는 작업강도나 숙련도, 작업시간 등을 고려해 시급으로 책정되고 있었다. 식사보조는 분당 10원이었고, 화장실 청소는 시급 1500~1800원 수준이었다.
인권위는 이 같은 작업치료가 병원 운영에 필요한 분야에서 이뤄져, 실질적으로 단순 작업 수준을 넘어 인건비 절감 등 병원의 편의를 위해 활용됐다고 봤다. 또 이런 노동이 환자들의 최적의 치료와 보호를 받은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행법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작업치료사를 두고 안전한 환경에서 단순 기능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은 필요한 시설이나 환경 없이 병원 직원들의 근무 장소에서 노동하도록 했고, 주기적 재활 평가 등도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인권위는 "환자 대부분이 간식비 등 경제적 궁핍함 때문에 참여하고 있다고 진술했는데, 환자들의 상황과 업무수행능력이 가능한 입원 환자들의 노동력을 저임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병원 측의 이익과 결부돼 병원 운영을 위해 활용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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