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성장 훼손 않도록 통화정책 조정…성장·물가 모두 고려"

기사등록 2022/04/19 10:00:00 최종수정 2022/04/19 10:09:43

"금리 시그널 통해 가계부채 증가 완화해야"

"금리 상승, 취약차주 부실위험 현재화 대비해야"

양극화·고령화 성장 잠재력 훼손…저성장 초래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대로 부영태평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4.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19일 "앞으로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높아진 불확실성을 고려해 물가 위험과 경기 위험이 어떻게 전개될지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아직까지는 경기의 하방 위험 보다 물가의 상방 위험이 더 큰 점을 반영해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인상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4% 넘게 상승한 소비자물가는 앞으로도 원유,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 영향으로 상당 기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경기는 코로나19 위기에서 회복되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성장세가 기존 전망보다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성장 모멘텀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도 물가안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한 속도로 조정하고, 이를 통해 가계부채 연착륙 등 금융안정을 도모하겠다"고도 말했다. 이는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되, 속도는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 발언이다.

현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그 파장이 어느 정도 확대될지 가늠하기가 무척 어렵다. 미 연준은 통화정책을 빠른 속도로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상황에 따라 몇 차례 '빅스텝'으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며 "중국의 경우 최근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물가의 상방 위험과 경기의 하방 위험도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금리 시그널 등을 통해 증가세를 계속 완화시켜 나가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 했다.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재차 피력한 것이다.

이 후보자는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우리 경제의 심각한 잠재 리스크인 가계부채를 연착륙해 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증가세가 일부 둔화됐다고 하지만 그 수준이 높아 금융안정은 물론 성장에도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따라서 금리 시그널 등을 통해 증가세를 계속 완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금리 상승 영향으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현재화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며 "포스트 코로나 이후 도래할 뉴노멀에 대비해 적절한 출구전략을 시행하고 위기 극복에 투입됐던 자원을 신성장 산업으로 돌려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청년 실업과 노인 빈곤, 소득불평등과 양극화, 고령화와 같은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는 성장 잠재력을 훼손하고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켜 장기 저성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 후보자는 "정부와는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경제정책 전반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소통하고 조율할 것"이라며 정부와의 정책 공조를 또다시 강조했다.

우리 경제가 직면한 중장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은의 연구능력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후보자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경제의 디지털화, 녹색금융, 지역경제 균형발전 등 새로이 대두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서도 기민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은을 통화금융정책의 중추일뿐 아니라 우리 경제를 가장 잘 아는 명실상부한 최고의 싱크탱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