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한스크 한 교회 포격…졸로테서도 2명 사망
북동부 하르키우에도 대대적 공습…5명 사망
북부 보로댠카 폭격 사망자 총 41명으로 늘어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동방 정교회 성지주일(부활절 일주일 전 일요일)인 17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성당을 포함한 민간인 지역 폭격을 이어갔다.
이날 CNN에 따르면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세베로도네츠크 소재 한 교회를 폭격했다고 밝혔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오크들(러시아군을 비하하는 우크라이나어)이 성지주일에 세베로도네츠크 성당에 포격을 가했다"고 규탄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성당에 포격을 가한 건 네 번째로, 이번엔 폭탄이 지붕 위로 떨어졌다"면서 "오크들은 신과 경쟁하는 걸 좋아하는데, 루한스크 지역에서만 종교 시설 10곳가량이 손상됐다"고 덧붙였다.
가톨릭 및 개신교와 달리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율리우스력에 따라 이날 성지주일을 기념했다.
루한스크주 졸로테 마을에서도 러시아군 공격이 이어져 2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주거용 주택밖엔 없는 지역이다"라며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민간인을 공격했다"고 규탄했다.
류드밀라 데니소바 우크라이나 인권 조사관은 루한스크 리시칸스크에서 빵을 배달하던 차량이 공격을 받았으며, 노보드루시스크에서도 폭격으로 주택 한 채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이날 정오까지 24시간 동안 루한스크 지역에서 주거용 건물 16채가 파괴됐다고도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 북동부 하르키우에서도 대대적인 공습이 이어졌다.
올레그 시네후보프 하르키우 주지사는 텔레그램에 "오늘 대낮 도시 중심부 살시우카 주거 지역에 다연장로켓과 포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5명이 사망했으며, 20명이 다쳤다. 주거용 건물과 다른 민간인 시설도 파손됐다고 시네후보프 주지사는 전했다.
이호르 테레호프 하르키우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날 아침 주거 지역이 공격을 받았으며, 오후엔 도시 중심부에 미사일 공격이 있었다고 전했다. 건물 수십 채가 손상됐으며, 사상자도 발생했다.
테레호프 시장은 "러시아군은 하르키우 인구 파괴와 도시에 공포를 뿌리고 우리 정신을 꺾으려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았다"며 "적군에 의해 하르키우와 우크라이나인 의지가 다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며 항전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러시아군이) 맹렬하게 도시를 계속 폭격하고 있다"며 "가능하다면 대피소나 지하철역에 머물러라"라고 당부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청은 이날 오후 하르키우 18개 주소지가 폭격당했으며, 5층 규모 아파트 4층과 5층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소방대원 160명과 장비 33대가 진압에 투입됐다.
다만 공격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을 도시 동부로 후퇴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시네후보프 주지사는 하르키우에서 남동부로 40㎞가량 떨어진 몇몇 마을이 해방됐다고 밝혔다.
주장이 사실일 경우 러시아군의 돈바스 지역 병력 집결 노력이 방해받을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북부 보로댠카에선 러시아군 포격 장소에서 시신이 추가 발견돼 누적 사망자 총 41명으로 집계됐다.
국가비상청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 폭격으로 무너진 고층 아파트 두 채 잔해에서 시신 한 구를 추가 수습했다고 밝혔다.
보로댠카에선 러시아군 공습으로 주거용 건물 7채가 무너졌으며, 당국은 지난 6일 이후 다섯 채에 대한 수색을 마친 상태다.
키이우에선 최근 러시아군이 모스크바함 격침 보복 일환으로 공격을 재개하면서, 당국이 주민들에게 돌아오지 말라고 권고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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