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은 '전쟁의 부활절'에 너무 많은 피·폭력" 개탄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를 겨냥해 우크라이나를 "잔혹하고 무분별한 전쟁"으로 끌어들였다고 비판하고 각국 지도자들에 평화를 위해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부활절을 맞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약 10만명에 달하는 가톨릭 신자와 군중 앞에서 세계 분쟁에 대한 전통적인 언급인 '우르비 에트 오르비(도시와 세계에)' 강복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러시아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의 부활절'이라고 지칭하며 유럽에서 일어난 전쟁의 충격을 복음이 부활하신 예수를 보았다고 했을 때 사도들이 받은 충격에 비유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았다.
교황은 "우리는 두 눈으로 믿기지 않는 전쟁의 부활절을 보고 있다. 너무 많은 피와 너무나 많은 폭력을 목도했다. 수많은 우리 형제자매가 폭격에서 안전해지기 위해 스스로를 가둬야 했듯이 우리 마음도 두려움과 고통으로 가득 찼다"고 개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토록 잔인하고 무의미한 전쟁에 휩쓸려 들어가 폭력과 파괴에 시달리는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교황은 러시아가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략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일축하면서 '전쟁'이라고 부르고 일찍부터 이를 정당하지 못한 침략과 침범이란 의미로 사용했다.
아울러 교황은 "평화를 위한 결정이 있도록 하자"며 "사람들이 겪는 고통이 끝나기를 기도하고 폴란드 등으로 피란한 우크라이나 난민을 받아들인 이들에게는 감사의 뜻을 표했다.
교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여러 차례 언급한 핵전쟁 위험과 관련해선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과 물리학자 앨버트 아인슈타인의 1955년 선언문을 인용해 "인류를 절멸시킬 것인가 아니면 인류가 전쟁을 포기할 것인가"고 강조, 조속히 평화를 되찾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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