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젤렌스키 연설 때 의원 참석 저조
한인 의용군 "한국 침공 때 거부당할 것"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한국 국회 대상 화상 연설이 화제가 되고 있다. 국회의원 참석률이 낮았다면서 나라 망신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나치게 영웅화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국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화상 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 한국 국회의원 50여명이 참석했다. 나머지 240여명은 불참해 빈자리가 많았다.
이후 국회의원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일부 의원은 아래를 향해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대다수 국회의원들은 최소한의 성의도 보이지 않았다", "무성의한 태도는 국제질서 변화에 무관심한 한국 정치 현실을 보여줬다"는 등 비판이 쇄도했다.
이 의용군은 "부끄럽다. 지금까지 자유세계 국가 중 어느 나라가 우크라이나에 이런 모욕을 주었냐"며 "이 전쟁이 끝나고 많은 국가의 정치인들과 사람들은 당신들의 행동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국회의원들을 힐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나치게 영웅화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싸우는 것은 박수 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그의 모든 행위를 다 옹호하면서 무조건적으로 우상화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것이다.
조 위원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배우 시절의 지인과 친구들인 작가, PD, 영화 제작자 등을 대통령 비서실장, 정보 수장을 포함해 요직에 임명해 인사 난맥상을 보였으며 부정부패 척결과 내전 종식 등 공약의 이행에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러시아의 침공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나토 가입을 공언했으며 전쟁 가능성에 대해서도 안일하게 대응했다. 전쟁 직전 젤렌스키 대통령의 재선 지지율은 23%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전적인 푸틴 정권, 러시아와의 적대 관계와 우크라이나 내 친러 세력을 감안하고 미국과 나토의 전략적 셈법을 면밀히 검토해 나토 가입에 좀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평가도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러시아의 심장부와 모스크바는 턱밑까지 나토의 안보적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 러시아가 이를 방치하기 어려운 이유다. 나토가 우크라이나의 가입 요구를 즉각 들어주지 않은 것도 이 같은 요인이 상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 위원은 그러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침공 앞에서 최고 사령관으로서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영웅적인 저항을 이어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우크라이나 지도부의 최선의 선택은 냉철한 정세 분석과 전략적 판단을 통해 전쟁을 사전에 막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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