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자금력인데...쌍용차 인수 후보들 주머니 사정은

기사등록 2022/04/12 07:00:00

인수후보 KG그룹, 약 1조원 즉시 조달 가능...자금력 우위

경쟁자 쌍방울, 먹튀 논란에 일부 재무적 투자자 이탈 가능성

자금 투입 규모 더 커질수도...`승자의 저주' 우려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쌍용자동차 인수전의 최종 성패는 결국 얼마 만큼의 자금력을 조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두둑한 실탄을 바탕으로 KG그룹이 인수전의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현금이 부족한 쌍방울그룹이 어떻게 추가 자금을 확보할 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쌍용차 인수전은 쌍방울그룹과 KG그룹 간 양자 대결 구도로 접어들고 있다. 쌍방울그룹은 계열사인 광림을 중심으로 쌍용차 인수를 추진 중이며 KG그룹은 KG케미칼을 주축으로 재무적투자자인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이하 캑터스PE)와 컨소시엄을 이뤘다.

시장에서는 쌍용차 인수 및 경영 정상화를 위해 총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단 KG그룹과 쌍방울그룹 모두 조단위 자금을 마련하기에는 다소 버거운 상황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KG그룹이 자금 동원력 면에 있어서 쌍방울그룹보다 앞서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KG그룹은 KG케미칼을 주축으로 KG스틸, KG ETS, KG이니시스, KG모빌리언스 등 5개 상장사를 비롯해 재무적투자자(FI)인 캑터스PE를 우군으로 확보한 상황이다. 특히 그룹 지주사 격인 KB케미칼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636억원으로 KG ETS 매각대금인 5000억원이 곧 납입될 예정인 데다 캑터스PE에서 조달 가능한 1000억원 등을 포함하면 약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즉시 동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쌍방울그룹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지난해 말 쌍방울그룹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1800억원 수준이다. 계열사인 광림, 쌍방울, 비비안, 나노스, 아이오케이, 미래산업, 인피니티엔티 등을 통해 자금을 끌어모아도 현재로선 조단위의 쌍용차를 품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관건은 재무적 투자자의 참여 여부다. 쌍방울그룹은 최근 일부 증권사를 통해 약 4500억원을 조달할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지만, 최종 계약이 아닌 만큼 변수가 남아 있다. KH필룩스를 주축으로 하는 KH그룹과는 컨소시엄을 구성했는데, 이 역시 정확한 자금 협력 규모가 나온 것은 아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계획은 계획일 뿐"이라며 "재무적 투자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참여 결정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딜의 가장 큰 변수는 인수 대금 외에 쌍용차 정상화 필요한 추가 자금을 정확히 추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쌍방울그룹과 KG그룹 모두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쌍용차는 이번주 서울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은 후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의 계약 체결을 위한 우선 매수권자(인수 예정자) 선정 작업에 착수한다. 스토킹 호스는 매물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먼저 보인 인수 내정자와 사전 계약을 맺은 뒤, 공개 경쟁입찰을 시작하는 것을 말한다. 내정자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입찰희망자가 나오면 계약 대상을 변경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mrk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