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콘서트, '이것은 공연이 아니다' 라스베이거스 편

기사등록 2022/04/10 13:22:46

하이브 '더 시티' 프로젝트 구심점

서울 공연과 달리 마스크는 착용 상태로 함성 가득

[라스베이거스=뉴시스] 방탄소년단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2022.04.09.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라스베이거스=뉴시스]이재훈 기자 = 글로벌 수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서트는 지난달 서울 콘서트와 같고도 달랐다. 스타디움 월드투어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의 하나로 열리는 만큼 구성은 비슷할 수밖에 없다.

9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Allegiant Stadium)에서 열린 콘서트에선 그런데 멤버들은 한층 여유로웠다.

지난달 무함성이었던 서울 공연과 달리 방탄소년단 팬덤 아미의 큰 환호성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안전을 위해 정책 상 모든 관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함성이 쩌렁쩌렁했다. 멤버들은 서울에선 "박수 질러"를 외쳤으나, 라스베이거스에선 "메이크 섬 노이즈"(Make Some Noise·소리 질러)를 외쳤다.

RM은 이날 콘서트 직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라스베이거스가 주는 상징적인 정서가 있어요. 설레고 놀라고 잊어버리고, '놀이동산 같은 설렘'이 있죠"라고 말했다. "관객분들의 텐션이 높더라고요. 저희도 라스베이거스에 온 만큼 어울리는 텐션으로 하고 가겠다"고 예고했는데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높아진 기대에 충분히 부응했다.

사실 방탄소년단 서울 콘서트에서도 증명됐지만 이들의 콘서트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다. 지난달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연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이 국내 콘서트 업계에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만든 이정표가 됐다면, 이번 라스베이거스 콘서트는 지역을 아우르는 연계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도시 생태계를 꿈틀거리게 했다.

[라스베이거스=뉴시스] 방탄소년단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2022.04.09.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단순히 콘서트가 아니라 대형 문화 프로젝트의 구심점으로서 역할을 한 것이다.

'더 시티'는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전후로 라스베이거스 도시 곳곳에 다양한 이벤트가 개최되는 '도시형 콘서트 플레이 파크'를 표방한다. 라스베이거스가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수도'라고 통하는 만큼 의미가 크다.

사진전과 팝업스토어뿐만 아니라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과의 협업으로 이뤄지는 MGM 산하 11개 호텔의 '방탄소년단 테마 객실', 방탄소년단이 즐기는 한식 요리들을 코스로 제공하는 레스토랑, 방탄소년단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세계 3대 분수쇼 '벨라지오 분수쇼' 등이 펼쳐지고 있다. 도시 전체가 '방탄소년단의 축제'로 탈바꿈했고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상징색인 보랏빛으로 물들었다.

라스베이거스는 자신들의 관광청 공식 트위터 계정 이름을 '보라해가스(BORAHAEGAS)'로 바꾸고 도시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보라해가스는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애정표현인 '보라해'와 라스베이거스의 합성어다.

[라스베이거스=뉴시스] 방탄소년단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2022.04.09.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큰 의미를 가졌음에도 콘서트에선 누가 뭐래도 무대 자체로 증명해야 한다. 서울 공연에선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기 직전인 2020년 2월 발매한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MAP OF THE SOUL) : 7'의 타이틀곡 '온(ON)'과 수록곡 '블랙 스완(Black Swan)'이 하이라이트였다.

이번 라스베이거스에서 하이라이트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 1위에 빛나는 '다이너마이트'와 '버터' 무대였다. '버터'는 최근 미국 최고 귄위의 음악 시상식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지명됐던 곡이다. 아쉽게 수상은 불발됐지만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이를 발판으로 더 성숙해진 무대를 선보였다.

게다가 현재 '세계 3대 분수쇼'로 통하는 벨라지오 호텔 앞 분수대에선 '다이너마이트'와 '버터' 음악에 맞춰 화려한 분수쇼가 펼쳐지고 있다.

박자에 따라 치솟고 쭉 뻗는 물기둥이 두 곡이 가진 청량함과 밝음을 온몸으로, 아니 온물로 표현했는데 이날 멤버들의 몸짓 역시 밝고 경쾌했다. 코로나19 시대에 위로를 준 곡들다웠다. 이날 공연장 앞에서 만난 캐나다 거주 일본인 유코 역시 "'다이너마이트'를 처음 들었을 때 이 곡이 희망과 행복감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뉴시스] 방탄소년단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S VEGAS. 2022.04.09.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방탄소년단의 음악과 콘서트는 이처럼 어려운 일상에서 행복과 희망의 가능성을 탐구해보는 운동장이고, 그건 이번처럼 멤버들과 팬이 물리적 공간에서 모일 때 증명이 가능하다.

어떤 콘서트는 단순히 공연이 아닌, 연대함으로써 세상의 밝음을 증명하는 자리가 된다. 또 그 콘서트의 기능이 도시 전체로 번지기도 한다. '아이돌'이 끝난 후 앙코르를 기다리는 객석에선 분수쇼보다 더 유려한 파도타기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방탄소년단은 이번 스타디움 월드 투어 '퍼미션 투 댄스'로 지난해와 올해 세계에서 가장 건설비용이 비싼 경기장에서 잇따라 공연하는 진기록을 써나가게 됐다.

작년 11월과 12월 방탄소년단이 공연한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2020년 완공)의 건설비는 5조7000억원, 역시 같은 해 완공한 얼리전트 스타디움은 건설비용은 2조7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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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미식축구 리그 NFL의 결승전으로 현지 문화 스포츠계를 통틀어 최대 행사인 '슈퍼볼'이 올해 소파이 스타디움에 열렸고, 2024년엔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방탄소년단은 슈퍼볼이 열리기 전 이 공연장들 무대에 서는 영광을 안았다.

이날 콘서트장에는 약 5만명이 운집했다. 전날 포함 그리고 15~16일 총 4회가 치러지는 이번 라스베이거스 콘서트에는 20만명의 팬들이 몰릴 것으로 하이브는 예상하고 있다. 티켓 가격은 최저가 60달러(약 7만3000원)이고 최고가 275달러(33만7000원)인데, 거칠게 평균값을 계산하면 티켓 매출액만 최소 4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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