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지구 밖 탐사 나서…대한민국 우주탐사의 신호탄 기대
12월16일 달 궤도 도착…항우연 설계·제작·조립·시험·운영·발사와 운영 총괄
2023년부터 달 착륙선 착륙지 탐색, 달 표면 편광지도, 우주풍화 원리 등 임무수행
현재 달 탐사에 성공한 나라가 미국, 러시아 등 6개국이다.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올라가는 것은 물론 우주강국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는 것이다.
1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한국 시간으로 이르면 오는 8월 1일 오전 8시35분 우리나라 달 궤도선이 발사된다. 항우연 김대관 달탐사업단장은 "여러가지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8월 1~30일 궤도선을 발사하면 12월16일 목표한 달 궤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날 최종적으로 성공여부가 판가름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1년 동안 달 관측 임무 수행
우리나라가 오는 8월 쏘아 올릴 예정인 달 궤도선은 달 100㎞ 고도를 비행하며 달 관측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 탐사선이다. 가로 1.82m, 세로 2.14m, 높이 2.29m 크기의 본체와 ▲고해상도 카메라 ▲광시야 편광 카메라 ▲자기장 측정기 ▲감마선 분광기 ▲우주인터넷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섀도캠 등 6개 탑재체로 구성돼 있으며 무게는 약 678kg이다.
5월 말까지 모든 준비를 마치고 7월 초 인천공항에서 화물용 비행기에 실려 발사장인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로 이동한다. 미국 스페이스X사의 팰컨9 로켓에 실려 이르면 오는 8월 1일 발사된 후 4개월 동안 날아가 12월 16일 달 궤도에 도착한다. 이후 안착해 2023년부터 1년 동안 매일 달을 12바퀴씩 돌며, 달 착륙선 착륙지 탐색, 달 표면 편광지도, 우주풍화 원리 등 달의 비밀을 풀어낸다.
이번 달 탐사 사업은 2016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총 7년에 걸쳐 2367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항우연이 설계·제작·조립·시험·운영·발사와 운영을 총괄한다. 한국 첫 달 궤도선의 이름은 공모를 통해 선별된 다가온, 다누리, 다래온, 다산, 달마루지, 달마주, 달수리, 미리온, 별마루, 최순달 등 총 10건 가운데 내달 최종 확정된다.
◆직로 아닌 4배나 먼 'BLT'로 우회해 12월 16일 달 궤도에 도착
달 궤도선은 달까지 BLT(전이 궤도)를 타고 도착한다. 지구에서 달까지 직선거리는 38만4000㎞ 수준인데 이보다 4배나 먼 150만km이나 떨어진 라그랑주 포인트 L1까지 간 뒤 달 쪽으로 방향을 바꿔 12월 16일에 달 궤도에 도착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항로를 선택한 것은 연료비를 절약하기 위해서다. 빠른 속도로 지구 중력을 벗어난 궤도선이 달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특정 구간에서 감속해야 한다. KPLO는 달을 향해 직선거리로 가는 대신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점을 이뤄 무중력에 가까운 라그랑주 포인트 L1까지 간 뒤 달 쪽 방향으로 속도를 줄이고 달로 방향을 전환하는 방법을 택했다. 달을 향해 가는 기간이 4개월로 늘었지만 이를 통해 연료 무게를 줄여 궤도선 전체 무게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대한민국 우주탐사 서막 오르나
현재까지 달 착륙에 성공하거나 궤도선 탐사에 성공한 나라는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 인도가 있다. 달 궤도선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7번째 달 탐사국으로 이름을 올리고 우주 무대에서 대한민국의 국제적인 위상도 격상된다. 달 탐사 소요 기술은 기존 위성 대비 진일보한 우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우주 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시점에 달 탐사에 나서는 것은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축소하고 우주탐사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
실제 세계 각국들은 우주에서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 1969년 7월 20일 미국 유인우주선 아폴로 11호가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미국은 오는 2025년 달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고 2028년 달 유인기지를 만드는 '아르테미스 플랜'을 가동했다. 아르테미스 플랜에는 한국을 포함한 1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민간 우주여행이 현실화되는 등 민간이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렸으며 화성 등 더 먼 우주를 향한 발걸음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또한 전기차, 반도체 등의 핵심 소재지만 지구에 부족한 희토류나 핵융합 에너지의 원료인 헬륨3 등을 달·화성·소행성 등에서 채취하려는 시도가 각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고부가가치 자원의 보고인 달은 이러한 글로벌 자원경쟁에 나서기 위한 첫발로 볼 수 있다.
김 단장은 "달 탐사는 우주탐사 시술의 고도화를 도모하고 미래 자원경쟁 대비, 국제협력 기회 확대 등을 위해 꼭 필요하다"면서 "달을 향한 국제적인 탐사가 격화되는 가운데 시기를 놓칠 경우 넛 크랙커 신세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t@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