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야! 더 웃어봐"...여의도 벚꽃길 3년 만에 '활짝, 셔터소리 '찰칵찰칵'

기사등록 2022/04/09 12:58:25 최종수정 2022/04/09 15:02:28

만개한 벚꽃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한 시민들

2030 연인 만큼이나 가족 단위 나들이객 많아

서울 낮 최고 22도…가벼워진 옷차림·반팔도

오전 11시 이후 인파 몰려 거리두기 안 지켜져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지난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 윤중로벚꽃길 일대에서 시민들이 봄을 만끽하고 있다. 2022.04.07.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이소현 기자 = "좀 더 자연스럽게 웃어봐. 여기 봐. 하나, 둘, 셋!"

낮 기온이 큰 폭으로 올라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 윤중로벚꽃길은 봄을 즐기는 상춘객들로 붐볐다. 지난주만 해도 봄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던 거리는 연분홍빛으로 물들어있었고 시민들은 팝콘처럼 활짝 핀 벚꽃을 눈과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했다.

DLSR 카메라에 아내의 모습을 담던 30대 중반 김모씨는 "이날을 위해 먼지 쌓인 카메라를 꺼냈다"고 말했다.

벚꽃과 비슷한 색상의 연분홍색 마스크를 착용한 엄마와 딸도 '셀카'를 찍는 내내 소리 내 웃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영등포구는 이날 3년 만에 여의도 벚꽃길을 개방했다. 지난달 31일 개방할 예정이었으나 저온과 강풍으로 개화시기가 예년보다 늦어지면서 9∼17일로 개방일을 연장한 것이다. 추첨을 통해 사전예약 방식으로 관람 인원을 제한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보행로를 개방한다.

작년에도 윤중로를 찾았었다는 30대 직장인 구모씨는 "사전예약한 날이 하필 쉬는 날도 아니었고 꽃도 거의 져서 제대로 못 보고 나왔다"며 "올해는 주말에 여유롭게 벚꽃 구경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20~30대 연인, 대학생 만큼이나 가족 단위 상춘객도 많았는데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 아이를 무등 태우는 아빠의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9개월된 아들의 생애 첫 벚꽃구경을 위해 윤중로를 찾은 30대 강모씨는 "오랜만의 벚꽃 나들이에 설레고 기쁘다"며 "사진 찍기 전에 아들이 잠들어 버릴까 봐 걱정된다"고 웃었다.

똑같은 블라우스를 입은 두 딸과 나들이 온 정모씨도 "다른 명소들도 많지만 이곳 나무들이 오래되고 크다"며 "아이들과 나온 건 굉장히 오랜만이라 벚꽃이 뭔지 왜 왔는지 한참 설명했다"고 했다.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이 22도를 기록하면서 시민들의 옷차림도 한층 가벼워졌다. 맨투맨과 셔츠를 걷어 올리거나 트렌치코트, 가디건 등 외투를 벗어 한 손에 걸친 이들도 많았다. 벌써 반팔 차림의 남성도 있었다.

오전 11시를 넘어서자 일방통행만 가능한 우측 통행로는 더욱 붐볐고, 시민들 사이 거리는 더욱 좁혀졌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30대 이모씨는 "3년동안 기다렸던 벚꽃길을 눈으로 볼 수 있어서 기분은 좋지만, 코로나가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며 "새벽에 일찍 나오려다가 늦잠을 자서 그냥 왔는데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고 밝혔다.

출구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24)씨도 "확진자가 여전히 수십만명씩 나오는 상황이라 아직은 조심스럽다"고 우려했다.

실제 이날 일부 방문객은 마스크를 내린 채 대화를 나누거나 테이크아웃한 음료를 마시며 산책로를 거닐었다. 사진을 찍기 위해 마스크를 벗는 경우는 더욱 많았다.

한편, 구청이 설치한 입간판에는 거리두기 준수 등에 대한 협조를 부탁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여의나루역부터 윤중로 일대 곳곳엔 '감염예방 가로정비 단속초소'가 설치되며 음식물 취식은 금지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winni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