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가세' 민주 경기지사 4파전+최재성?…당원 50% 경선룰 뇌관

기사등록 2022/03/31 10:48:29

김동연 "이재명과 손 잡은 내가 '범정치교체'"

대선 막판 李 '정치개혁' 호응…李心 경쟁 점화

조정식·안민석·염태영과 경쟁…최재성도 고심

당원 50% 룰 쟁점…金 "외부 후보에 공정하길"

[대전=뉴시스] 최동준 기자 =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7일 대전 서구 KB국민은행 둔산갤러리아 지점 앞에서 열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유세에서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2022.03.07.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한주홍 기자 = 김동연 새로운물결 대표가 31일 오는 6·1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경선이 4파전+α(플러스 알파)로 치러지게 됐다.

민주당내에선 안민석, 조정식 의원에 염태영 전 수원시장까지 출마선언이 임박했거나 이미 뛰고 있고,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막판까지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더욱이 이재명 전 후보가 직전 지사를 지낸 곳이니 만큼 치열한 이심(李心)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권리당원 50%, 일반 국민 50% 투표' 경선룰이 최대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연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에서 저는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이라는 공동 가치로 이재명 후보와 손을 맞잡았다"며 "이제 실천의 시간이다. 이 실천을 경기도에서 시작하겠다"면서 경기지사 출사표를 던졌다.

김 대표는 ▲미래대비 ▲민생안정 ▲평화공존 ▲균형발전 ▲정치교체 등 5대 정치변화 주제를 제시한 뒤 "(내가 이기면) 이재명이 함께한 경기도에서 김동연이 약속을 지키게 된다"며 "'범 정치교체 세력'의 지방선거 전체를 이끌고 반드시 승리하는 후보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정부 첫 경제부총리를 지낸 김 대표는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전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밀리던 이 전 후보가 띄운 다당제 정치개혁 승부수에 호응한 셈이다.

서울시장 후보난에 빠져있던 민주당 내에선 서울시장 출마로 선회를 바라는 기류가 있었지만, 이 전 후보와 가까운 김 대표의 뜻이 관철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견에 '7인회' 일원인 이재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과, 김병욱 의원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 전 후보가 비상대책위원들에게 서울시장에 송영길 전 대표, 경기지사에 김 대표를 밀 것을 종용했다는 보도가 나와 당 차원에서 강력 부인하는 일도 있었다.

김 대표가 경기지사 경선에 뛰어들며 이심(李心) 경쟁은 한층 불이 붙는 모양새다. 이재명 전 후보의 정치적 기반인 경기도는 지난 대선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46만표차로 이긴 곳으로, 대선 패배 후 불과 3개월 만에 열리는 지방선거의 불리한 구도에도 '해볼만 한' 지역이라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5선 조정식 의원은 지난 28일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스스로를 "이 전 후보를 지켜왔고 앞으로도 지켜갈 진짜 동지"라며 "민주당과 이재명 지키기가 걸린 경기지사 사수를 꼭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회견 자리에서 자신이 후보가 될 경우 공석이 될 경기 시흥을 지역구에 이 전 후보가 출마하는 제안도 했다.

이해찬계인 조 의원은 경선 때 이해찬 전 대표의 조직인 '광장'을 이 전 후보 지원 조직인 '민주평화광장'으로 확대개편할 때부터 전폭 지원했고, 경선 때 총괄선대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친노친문 후보로 꼽히는 염태영 전 수원시장도 "일 잘하는 민주당 도지사, 이재명의 길을 이어가겠다"며 이 전 후보와의 인연을 부각시켰다. 지난 대선 이 전 후보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비슷한 콘셉트의 '소중한(소소하지만 중요한)' 공약으로 경기지역화폐 2배 확대를 제안하기도 했다.

오후 공식 출마를 선언하는 5선 안민석 의원은 사전 배포한 출마선언문에서 "김대중, 문재인, 노무현, 이재명과 함께 해온 안민석이 승리할 수 있다"면서 이 전 후보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대선에서 총괄특보단장을 맡은 '친이재명' 인사로 높은 인지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정치적 호위무사'로 불린 최재성 전 수석은 전날 "경기지사에 출사표를 던지는 것은 명분과 개인의 지향이 같이 있어야 한다"며 김동연 대표의 출마 지역이 정해진 후 "경선인지 다른 방식인지 확인하고 판단할 작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 출마로 경선룰도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당규는 공직후보 경선 방식으로 권리당원 50% 일반 국민 50% 투표의 '국민참여경선'을 규정하고 있으나, 일반 국민 100% 방식의 '국민경선'도 실시할 수 있다. 민주당과 합당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당내 기반이 약한 김 대표와, 조직을 갖춘 경쟁 후보들로선 민감한 부분인 셈이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전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에 박원순 전 시장 때 보면 당시에 우리당 후보가 아니라 시민사회 대표로 나왔기 때문에 단일화 경선하는 경우 다른 룰을 적용한 예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 대표도 출마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이런저런 조건 따지지 않고 쿨하게 당의 입장을 따르겠지만 권리당원 50% 룰은 저처럼 밖에서 온 사람은 불공정하다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밖에서 온 후보도 공정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줬으면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염 전 시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지금까지 민주당 룰은 국민 50%, 당원 50%로 뽑았다"며 김 대표가 당연히 이 룰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선 '이심'의 향방에 따라 당심(黨心)도 일반 여론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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