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 35일…키이우·체르니히우 포격 지속

기사등록 2022/03/31 08:04:42 최종수정 2022/03/31 08:37:43

체르니히우 시장 "러, 공격 줄인다고 말하고 타격 강도 높여"

[키이우=AP/뉴시스]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쪽에서 우크라이나 군인이 참호를 파고 있다. 2022.03.30.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5일째, 이른바 '군사 활동 대폭 축소' 선언에도 키이우(키예프)와 체르니히우에는 포성이 이어졌다.

CNN과 가디언,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키이우 인근에서는 산발적인 소형 무기 발포와 러시아의 포격이 계속됐다고 한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군이 자국을 상대로 무력 침공을 계속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러시아는 전날 우크라이나와의 5차 협상 후 키이우와 체르니히우에서 군사 활동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뢰 제고 조치라는 설명이었지만, 미국 등에서는 그간의 러시아 행보를 감안, 여전히 경계를 늦추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블라디슬라브 아트로셴코 체르니히우 시장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그들(러시아)은 (공격의) 강도를 줄인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실제로 타격의 강도를 높여 왔다"라며 러시아 측이 거짓말을 했다는 취지의 비판을 내놨다.

키이우 외곽에서도 공격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러시아가 여전히 키이우에 공습과 포격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 등 다른 지역에서도 공장과 석유 저장고 피격 소식이 이어졌다.

장기 고립을 겪었던 마리우폴에서는 이날 러시아가 침공 과정에서 적십자 건물을 포격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19~22일과 23~26일 각각 건물의 북쪽과 남쪽을 공격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포리자=AP/뉴시스]지난 25일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 주민들이 난민센터 버스에 탑승한 모습. 2022.03.30.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이른바 '돈바스 해방'을 완수하기 위해 키이우와 체르니히우 인근 자국군을 재편성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커비 대변인도 키이우로 진군하던 러시아 병력 20%가 재편성 중이며, 일부는 벨라루스를 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측 협상단 일원인 다비드 아라하미야 국민의종 대표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대표단과의 협상이 오는 4월 1일 온라인으로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군사 활동 축소 선언 이후로도 공격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어떤 진전이 나올지 주목된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우리는 누구도, 어떤 아름다운 문구도 믿지 않는다"라며 "우리 국토 모든 영역, 우리 국민 모두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했다. TV 연설을 통해서는 러시아와 협상 계속을 예고하면서도 "구체적인 것은 없다"라고 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이날 러시아의 침공 개시 이후 전날인 29일 자정까지 우크라이나에서 사망 1189명, 부상 1901명 등 총 3090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UNHCR) 집계 우크라이나 출신 난민 수는 같은 날 기준 400만 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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