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만화 본고장' 日서 웹툰 1위 자리 싸움 '후끈'

기사등록 2022/03/30 06:30:00 최종수정 2022/03/30 07:27:41

네이버, 소프트뱅크 전자책업체 품어…일본 웹툰 1위 탈환

카카오, 올 상반기 일본 출판사와 '픽코버스' 플랫폼 출시 논의

프랑스 등 유럽으로 양사 글로벌 콘텐츠 경쟁 확대

▲네이버웹툰 김준구(왼쪽) 대표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김성수(가운데)·이진수(오른쪽) 공동대표.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글로벌을 올해 경영 화두로 내세운 국내 양대 인터넷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웹툰·웹소설 해외 시장 첫 대결지인 일본에서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30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손자회사인 라인디지털프론티어는 일본 증시에 상장된 '이북 이니셔티브 재팬'(EBIJ) 인수를 위한 막바지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달 말까지 최종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2000년에 설립된 EBIJ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전자책 전문 계열사로 현지에서 전자책 플랫폼인 '이북재팬'을 운영하고 있다. 대주주는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야후재팬(43.4%)이다. 라인디지털프론티어는 네이버의 일본 웹툰 서비스인 '라인 망가'의 운영사다. 네이버 자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와 네이버웹툰이 각각 70%와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가 두 회사의 대표직을 겸직하고 있다.

네이버가 세계 웹툰·웹소설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이번 인수를 통해 주요 시장인 일본 전자책·만화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네이버의 일본 웹툰 서비스 '라인 망가'는 일본 웹툰 시장에서 카카오 계열 픽코마에 내준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또 올해 상반기에 프랑스에 유럽총괄법인 '웹툰EU'(가칭)를 신설해 글로벌 사업 거점을 추가하고 유럽 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화할 계획이다. 유럽 총괄 법인이 신설되면 네이버웹툰은 북미 본사를 중심으로 한국, 일본, 유럽까지 주요 시장에 모두 사업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네이버웹툰 인기 만화 '여신강림'(왼쪽)과 카카오페이지가 ‘IP 비즈니스 사업자’로서 첫발을 내딛으며 선보이는 '승리호' 이미지


카카오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카카오픽코마는 네이버 '라인 망가'를 제치고 일본 웹툰 시장 1위를 차지한 기세를 몰아 올 상반기에 '픽코버스' 플랫폼을 내놓아 1위를 굳히고, 해외까지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픽코버스는 일본 출판사들이 디지털 출판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일본의 전통 출판사들이 각자의 채널을 운영하며 미리보기 서비스 등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한국에선 웹툰 작가가 하나의 채널이라면, 픽코버스에서는 일본의 유수한 출판사들이 하나의 채널이 되는 방식이다.

카카오픽코마는 일본에 이어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에 차례로 진출할 계획이다. 픽코마는 지난해 9월 유럽법인을 세웠고 지난 17일에는 프랑스에서 유럽 첫 서비스를 시작, 명실상부 글로벌 종합 디지털만화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뿐만 아니라 카카오 공동체는 일본 카카오픽코마를 필두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전개할 예정이다. 카카오게임즈재팬과의 통합도 검토되고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지난 17일 유럽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픽코마는 2019년 12월 유럽에 진출한 네이버웹툰보다 1년여 늦었지만 유럽법인 설립 시기는 카카오픽코마가 앞섰다"며 "양사가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향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더 넓은 글로벌 무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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