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2000명대 예상과 달리 증가 둔화
고령층 3차 접종률, 치료제 처방 확대 영향
"사망 늘지만 치명률 주요국 10분의1 수준"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정부가 당초 예상과 달리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11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오미크론의 중증화율과 높은 접종률, 먹는 치료제 처방 확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외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의 치명률에도 사망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위중증 환자는 오늘 기준 1085명으로 당초 예측보다 적은 수준"이라며 "환자 증가 규모와 속도와 비교하면 위중증 환자 증가는 다소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위중증으로 치료 중인 환자는 전날보다 4명 늘어난 1085명이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16일 1244명으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한 후 1000~1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오미크론 유행 확산과 함께 하루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며 위중증 환자 역시 이달 말 2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확진자 증가 수준과 비교해 위중증 환자 증가 폭은 다소 더딘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오미크론의 낮은 중증화율과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층의 높은 3차 접종률, 팍스로비드 등 먹는 치료제 처방 확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통제관은 "2주간 위중증 환자가 1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는데 당초 지금쯤 되면 1500명이 될 것이란 예측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한 것 같다"며 "오미크론의 낮은 중증화율과 함께 어르신들의 3차 접종률이 89%나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위험군에 대한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에 이어 곧 라게브리오도 처방이 된다"며 "이런 부분이 다각적으로 효과를 발휘해 위중증 환자가 1100명대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위중증 환자가 크게 늘지 않는 것과 달리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증가하는 추세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감염 후 숨진 사망자는 393명, 누적 사망자는 1만4294명으로 이 중 95.2%(374명)은 60세 이상 고령층이다. 이달 들어서만 사망자는 총 6236명으로, 최근 일주일간 사망자는 하루 평균 358.9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 정부는 외국 대비 낮은 치명률을 언급하면서도 유행 감소 속도를 속단할 수 없는 만큼 사망자 최소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통제관은 "확진자 발생은 유행 정점을 지나 완만하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유행 감소 속도가 어떨지는 향후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망자 최소화를 위해 고위험군을 조기 진단하고 먹는 치료제를 빨리 투약해 중증환자 발생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중환자 치료가 적시에 이뤄지도록 중환자실 의료체계를 확충하고 치료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환자 외 기저질환이 있는 중환자에 대한 치료가 소홀하지 않도록 의료기관, 의료협회와 협의해 일반진료 역시 강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중증과 사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위험군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테이터에서는 주요국의 10만명당 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를 공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3월21일 기준 한국의 10만명당 누적 사망자 수는 24.7명으로 미국(289.6명), 이탈리아(261.1명), 영국(239.8명), 프랑스(210.6명), 독일(101.3명) 등 주요국과 비교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누적 치명률 역시 한국은 0.13%로 미국(1.2%), 이탈리아(1.14%), 영국(0.81%), 독일(0.68%), 프랑스(0.59%) 대비 낮다. 이와 관련 이 통제관은 "한국의 10만명당 누적 사망자 수와 누적 치명률은 (주요국 대비) 대체로 10분의 1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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