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號' 선택한 민주…강한 巨野, 국힘과 충돌하나

기사등록 2022/03/25 05:30:00 최종수정 2022/03/25 07:32:44

당선 수락 연설부터 '강한 야당' 예고…정국 긴장감 높아질 듯

검찰·언론개혁, 인사청문회, 원구성 등 대치정국 뇌관 가득

"모든 것을 내걸고 싸워 반드시 문재인·이재명 지켜낼 것"

정국 주도권 쥐려는 국힘과 충돌 불가피…전략적 유연성 주목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홍근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대선 패배 이후 172석의 거야(巨野)가 될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원내대표에 '친이재명계'인 3선의 박홍근 의원이 당선되면서 향후 정국에 긴장감이 높아질 전망이다.

당장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논란과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권을 둘러싼 신구 권력 충돌 등 윤석열 당선인 취임 전부터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강한 야당'을 표방한 '박홍근호(號)' 출범으로 민주당의 강경 투쟁 기조가 예상돼서다.

민주당의 이번 원내대표 경선 후보군 모두 당내에서 온건파로 꼽혔지만 박 원내대표는 그중에서 상대적으로 투쟁적 스타일이란 평가를 받아 왔다.

실제로 박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원내대표 경선 직후 당선 수락 연설에서 "개혁과 민생을 야무지게 책임지는 강한 야당을 반드시 만들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그가 원내대표 선거 출사표를 던질 때부터 일관되게 주장해 온 것도 '강한 민주당'이었다. 박 원내대표 당선은 압도적 의석에도 불구하고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참당한 상황에서 '야성(野性)' 회복에 당심이 모아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장 박 원내대표 앞에 놓인 과제들 역시 강력한 투쟁력을 필요로 하는 것들이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목표로 한 검찰개혁, 다당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정치개혁, 민주당이 상설특검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대장동 특검, 언론 환경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인식에 따른 언론개혁 등 대치정국을 가파르게 할 뇌관이 가득하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홍근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선 인사를 위해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24. photo@newsis.com
여기에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조직개편 문제와 줄줄이 이어질 인사청문회, 21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 등은 대치정국의 밀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 원내대표도 정견발표에서 ▲정치보복 저지 ▲민생개혁 입법과제 해결 ▲정부·여당의 실정·무능 견제 등을 약속하며 강경 기조를 내비쳤다.

그는 "윤석열 당선자의 독선과 불통,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을 대하는 적대적 태도를 보면 심상치 않다"며 "적대적 관계, 그리고 정치적 보복, 그리고 검찰의 전횡이 현실화되면 모든 것을 내걸고 싸우겠다. 반드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켜내겠다"고 투쟁 의지를 다졌다.

또 "2차 추경과 민생 입법, 대장동 특검, 정치개혁 입법은 최대한 조속히 추진하겠다. 수사권 분리 등 검찰개혁, 가짜뉴스 방지 등 언론개혁은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내겠다"며 개혁입법 드라이브를 천명했다.

만일 박 원내대표가 강한 야당을 고수한다면 대선 승리의 기세를 타고 정국 주도권을 쥐려는 국민의힘과의 정면 충돌은 불가피하다.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박 원내대표 당선 관련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새롭게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건전한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며 "민주당은 지난 2년간 다수 의석의 힘으로 밀어붙였던 오만과 독선의 의회 폭주를 또다시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박홍근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3.24. photo@newsis.com
국민의힘이 다음달 29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는 점도 강대강 대치 전망을 낳는다. 여소야대 정국 속 새 집권여당 원내사령탑에게도 '전투력'은 중요한 덕목일 수 밖에 없어서다.

특히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은 윤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4선의 권성동 의원과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이자 당내 강경파인 3선의 김태흠 의원 간 2파전이 예상되고 있어 누가 되든 정국 험로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다만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목만 잡는 야당' 프레임을 민주당도 경계할 수 밖에 없는 만큼 박 원내대표가 향후 여야관계나 대(對) 윤석열 정부 투쟁에 있어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성도 존재한다.

박 원내대표가 정견발표에서 "역사적 퇴행, 불통, 무능과 독선, 부정부패는 단호히 맞서나가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정략적 반대는 일삼치 않겠다. 국민과 국익을 위한 국정에는 지혜롭게 대처하겠다"고 한 것은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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