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빠른 시일 내 대화 자리 가져야" 제안 후 6일 만
참모회의서 "대통령·당선인 회동에 조건 필요하단 말 못들어"
靑 "인사는 대통령 몫…尹도 임기말까지 인사권한 행사하면 돼"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참모회의에서 "답답해서 한 번 더 말씀드린다"고 운을 떼며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 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곧 물러날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새 대통령이 되실 분"이라며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 나누고 혹시 참고될 만한 말을 나누는 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 무슨 회담을 하는 게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을 향해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마시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대통령과 당선인의 회동은 당선인께서도 아주 스스로 기분이 좋으신 일이고, 대통령과 당선인께서 그냥 만나셔서 환한 얼굴로 손을 잡는 모습만 보셔도 국민 스스로 입가에 미소가 돌아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그러나 이후 윤 당선인 측이 용산 국방부 청사로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발표한 것을 두고 청와대가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히고, 한국은행 총재 및 감사위원 인선으로 양측이 갈등을 빚으면서 회동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이날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것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당선인 측) 내부 소통 의사구조가 어떤지는 알 수가 없다"면서도 "그동안 이철희 정무수석이나 장제원 비서실장 간 협상 라인 외에도 서로 많은 분들이 여기저기서 (회동과) 관련한 말씀을 많이 하신 것을 염두에 두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청와대도 이 회동에 대해 자꾸 말씀드리고 싶지 않지만,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인사 자체가 회동의 의제가 돼서 대통령의 인사가 마치 당선인 측과 합의가 이뤄져야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상황들을 염두에 두신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께서도 마지막까지 인사를 하시는 것은 그만큼 임기 안에 주어진 법적 권한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반드시 해야 하는 법적 의무이기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공공기관 인사권을 강행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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