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내 전쟁 범죄' 공식 규정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2500명이 넘는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유엔 통계가 나왔다. 난민 수는 무려 360만 명을 넘어섰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23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달 24일 오전 4시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사망 977명, 부상 1594명 등 총 2571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2일 자정까지 집계된 수치다.
사망자 977명 중 196명이 남성, 144명 여성, 소년·소녀가 39명에 어린이가 42명, 성별 불상 성인이 556명이었다. 부상자 1594명 중에는 174명이 남성, 136명이 여성, 소년·소녀 44명, 어린이 64명에 1176명이 성별 불상 성인이다.
침공 전 러시아가 독립을 일방적으로 인정한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서 사망 279명, 부상 823명 등 총 1102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정부 통제 지역 사상자가 845명, 자칭 공화국 통제 지역 사상자가 257명이다.
이 밖에 수도 키이우(키예프)와 인근 지역, 체르카시, 체르니히우, 하르키우, 헤르손, 미콜라이우, 오데사, 수미, 자포리자,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토미르 지역에서 사망 698명에 부상 771명 등 총 1469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실 기준으로는 23일 오전 8시까지 어린이 121명이 숨지고 167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하르키우에서는 경찰 당국 집계 기준 22일 오후 6시까지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286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앞서서는 유엔난민기구(UNHCR)가 난민 수치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22일까지 집계된 우크라이나발(發) 난민 수는 362만6500여 명에 달한다. 이들 중 대부분은 폴란드 등 서부 접경 국가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폴란드에 현재까지 발생한 난민 대다수인 214만4200여 명이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역시 접경국인 루마니아로 55만5000여 명이, 몰도바로 37만1100여 명이 피란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에서 헝가리로 향한 난민은 32만43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슬로바키아로 향한 난민도 25만6800여 명 상당으로 파악됐다.
침공을 벌인 러시아로는 27만1200여 명이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러시아 국가이자 침공을 지원했다는 혐의를 받는 벨라루스로도 4900여 명이 발길을 옮겼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자 점차 민간인 및 민간 시설을 상대로 공격을 강화 중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최대한 많은 난민을 유발, 이를 감당하지 못한 유럽 국가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부를 압박하게 하려는 의도로 본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는 몰려드는 난민으로 교육과 병원, 주택 시설 운영에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아울러 현재는 우크라이나 출신 난민 수용을 지지하는 여론이 많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며 여론이 부정적으로 바뀔 가능성도 우려된다.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가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이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 전쟁 범죄 자행을 공식화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국무부 홈페이지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는 러시아군 구성원이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평가한다"라며 마리우폴 병원·극장 공격 등을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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