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웨이모·中바이두 자율주행 '속도전'…한국은?[車블랙박스]

기사등록 2022/03/22 04:07:00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모셔널과 함께 현대차의 전용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 5를 기반으로 개발한 로보택시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모셔널의 첫 상업용 완전 무인 자율주행 차량이다. 2023년 미국에서 승객을 원하는 지점까지 이동시켜주는 라이드 헤일링(ride-hailing) 서비스에 투입될 예정이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2021.08.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미국 웨이모와 중국 바이두 등 글로벌 자율주행업계가 치열한 속도전에 나섰다. 2030년 6565억 달러(약798조)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미국과 중국이 광범위한 시범서비스 지역 내에서 무인시범주행을 허용, 자율주행 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정부의 무관심과 규제로 자율주행차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3200㎞에 이르는 시범주행 경험을 쌓은 미국 웨이모는 2020년부터 애리조나주에서 300대의 차량으로 무인 시범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캘리포니아에서 무인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GM크루즈 역시 지난해부터 캘리포니아에서 무인운영 허가를 받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서 자율주행 시범서비스에 나선 차량은 지난해 기준 1400대 이상이다. 미국 소비자들은 서비스 지역 내에서 택시처럼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다.

중국 역시 자율주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바이두는 지난해까지 2100㎞에 이르는 시범주행을 했다. 지난해 5월부터는 베이징에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에서 운영되는 오토X로보택시 차량은 1000대에 이른다.

반면 우리나라의 누적 시범 서비스 차량은 220대, 시범서비스거리는 72만㎞에 불과하다. 광범위한 시범구역 내에서 자유롭게 운행하는 미국·중국과 달리 정해진 노선을 달리는 셔틀버스처럼 운행된다. 어린이보호구역 등에서 운전자가 직접 운전해야 해 무인 시범운행도 거의 이뤄지고 있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차는 미국에서 자율주행 차량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 내년부터 미국 일부지역에서 아이오닉5기반 로보택시 서비스를 운영한다. 모셔널은 리프트와 손잡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로보택시 시범서비스를 운영해왔다.

정만기 자동차산업연합회(KAIA) 회장은 지난 15일 '자율주행차 산업현황과 발전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자동차산업발전포럼에서 "정부 관심과 지원이 떨어지면서 자율주행 시범서비스 등을 통한 우리 기업들의 상용화 수준은 해외 주요업체에 비해  많이 뒤쳐져 있다"고 우려했다.

정 회장은 "미국과 중국의 경우 1000대 이상의 자율주행차가 시범서비스에 참여해 돌발상황 등 다양한 환경에서 대규모 실증 데이터 확보와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자율주행 시범 서비스는 7개 지역 일부 구간에서만 그것도 정형화된 노선에 30여대 시범서비스 차량이 투입되는데 그쳐 미국·중국 등 선도국가에 비해 데이터 축적과 기술개발이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율주행차 산업에 대한 규제 프리 적용과 대규모 실증단지 지정 등을 통해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성과 사업성 테스트를 마음껏 자유롭게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 경우 현재 10개 내외에 불과한 자율주행차 스타트업이 크게 증가하고 우리나라가 신산업의 테스트베드로 인식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산업협회 스마트안전실 조창성 실장은 "로보택시의 경우 글로벌 운행대수가 2021년 617대에서 2030년 144만5822대로 연평균 약 137% 수준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 "우리 자율주행 산업은 미국·중국 등 기술 선도국과 비교해 기술 수준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조 실장에 따르면 시범서비스 차량의 규모 차이가 미국·중국 약 1000대, 한국 30대에 그치고, 시범 주행거리도 웨이모(2020년기준 3200만㎞), 바이두(2021년 기준 2100만㎞) 등에 비해 한국은 업체 전체의 주행거리 합계가 약 72만㎞(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 자료)에 불과하다.

조 실장은 ▲레벨4 자율주행차 제작·출시에 적합한 안전기준과 합리적 수준의 보험제도·책임소재 정립 ▲기업 수요에 맞춘 시범운행지구 탄력적 지정·운영 ▲택시형 자율주행 서비스 허용 등을 제안했다.

임원택 에이스랩 대표이사는 "자율주행 혁신 기술은 미국의 웨이모·크루즈·테슬라·독일3사·중국 바이두 등 민간 업체 주도로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와 비교해 국내는 2027년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 목표로 장기적 관점에서 대응하고 있으며,  투자금과 전문인력이 선도국 대비 열세에 있다"고 언급했다. 또 "주요업체와 유사한 경쟁력 수준을 확보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정부의 재정·정책 부분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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