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마리우폴 극장 폭격 부인…"우리 군은 마을·도시 폭격 안 해"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러시아의 침공 22일째 우크라이나에서는 민간인 사상자가 2000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사상자 발생이 우려됐던 마리우폴 극장에서는 구조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1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서 사망 780명, 부상 1252명 등 총 2032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수치는 침공 개시 시점인 지난달 24일 오전 4시부터 16일 자정까지 집계된 수다.
사망자 780명 중 146명은 남성, 111명 여성, 소년·소녀 22명, 어린이 36명에 성별 불상 성인이 465명이었다. 부상자 1252명 중에서는 130명이 남성, 100명 여성, 소년·소녀 24명, 어린이 44명에 성별 불상 성인이 954명에 달했다.
러시아가 독립을 일방 인정한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서 사망 208명, 부상 646명 등 총 854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정부 통제 지역의 사상자가 634명, 자칭 공화국 세력 통제 지역 사상자가 220명이었다.
그 외 수도 키이우(키예프)와 인근 지역, 체르카시, 체르니히우, 하르키우, 헤르손, 미콜라이우, 오데사, 수미, 자포리자, 지토미르 등 지역에서 사망 572명에 부상 606명 등 117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마리우폴에서는 대피소로 사용되다 폭격을 당한 극장에서 구조 작업이 이어졌다. 아직 정확한 사상자 수치는 불명확하지만, CNN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건물 내 방공호가 폭격을 견딘 것으로 보인다.
3층 규모의 해당 건물은 폭격으로 무너진 상황이다. 구조대는 건물 잔해를 치우고 생존자의 대피를 돕고 있다. 이 건물에는 어린이와 노인을 포함해 많게는 1000여 명이 대피해 있었다고 알려졌다.
폭격 소식이 전해진 후 일각에서는 최대 1200명이 극장에 머물고 있었을 수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장기간 고립 끝에 얼마 전부터 마리우폴에서도 민간인 대피가 이뤄진 만큼 400~500명 규모로 수가 줄었다는 주장도 있다.
이후 공개된 해당 건물의 폭격 적 사진에는 양쪽 마당에 러시아어로 '어린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에 국제 사회는 러시아군이 어린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극장에 포격을 가했다고 비판 중이다.
러시아는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 병력은 마을과 도시를 폭격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하며 자국군이 폭격했다는 주장을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 측은 아울러 실제 폭격을 가한 이들이 민족주의 무장 단체 '아조프'라고 주장했다. 또 서방 국가가 돈바스 지역에서 벌어지는 우크라이나의 민간인 상대 잔혹 행위를 외면한다고도 비난했다.
한편 OHCHR은 이날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실 집계를 인용, 17일 오전 9시까지 108명의 어린이가 숨지고 120명이 다쳤다고도 전했다. 아울러 하르키우 경찰국 집계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는 16일 오후 6시까지 어린이 13명을 포함해 244명의 민간인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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