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맞는 '신동원 시대'…농심, 제2의 도약 노린다

기사등록 2022/03/18 05:00:00 최종수정 2022/03/18 07:50:44

해외 라면 사업 키우고 대체육·이너뷰티 등 신사업 적극 전개

HMR 시장 공략은 숙제…신제품 출시로 활로 마련할 지 '주목'

[서울=뉴시스] 농심 신동원 회장의 모습.(사진=농심 제공)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지난해 7월부터 농심 호를 이끌고 있는 신동원 회장이 '뉴 농심'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체 농심 매출에서 80%에 달하는 라면 사업을 제대로 육성하는 한편 대체육 시장 진출과 이너뷰티 시장 공략, 식품 건조 기술을 활용한 가정간편식(HMR) 출시 등으로 한층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만들었다.

지난해 국제 곡물가격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은 농심이 신 회장의 새로운 리더십을 바탕으로 올해는 실적이 다시 반등하며 매출 3조원 시대에 다가설 전망이다.

18일 농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사업 부문별 매출은 라면 79%, 스낵 15.4%, 음료 6.8%, 기타 10.6% 등이다. 국내와 해외 매출은 각각 63%, 37% 수준이다.

그러나 국내 사업이 라면 부문에 치우쳐 있는 것은 농심의 아킬레스건으로 통한다. 라면 사업이 부진할 때마다 농심 실적 하락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라면 원가 부담 가중 등으로 실적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같은 부담 가중은 소맥분과 팜유 같은 라면 주재료 가격이 큰 폭 상승했는데도 제품 판매 가격을 제때 올리지 못해 벌어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큰 폭 감소했다.

실제 농심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6630억원, 영업이익은 10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8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3.79% 감소한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996억원으로 전년 대비 33.15% 줄었다.
[서울=뉴시스] 농심 미국 제2공장 외경.(사진출처: 농심 제공) 2022.03.17.

그러나 올해는 다를 전망이다. 지난해 8월 신라면 등 주요 제품군 가격 인상을 단행한 효과가 연초부터 실적에 반영될 수 있는 데다 내달부터 미국 제2공장이 가동되며 수출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농심의 미국 제2공장은 연간 3억5000만개의 라면 생산 능력을 갖췄다. 생산 시설은 용기면 2개 라인, 봉지면 1개 라인이다.  제 1공장의 라면 생산 능력과 합치면 미국에서만 연간 라면 8억5000만개를 만들 수 있다.

공급 물량이 늘어난 만큼 올해 해외 매출 비중도 더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농심은 북미 시장에서 전년 대비 약 18% 성장한 3억9500만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북미 시장에서 20%대 성장을 기록한다는 목표다.

신 회장은 라면 사업 성장을 축으로 사업 다각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체육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이 대표적이다. 농심은 두 사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신사업을 전개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해 선보인 베지가든은 비건 시장을 공략하는 첨병이다.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0년 115억원 규모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155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국내 대체육 시장은 아직 글로벌 시장보다 미미하지만 시장 성장률은 글로벌 시장 대비 3배 정도 높다. 코로나19 여파로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소비자들이 대체육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은 베지가든 브랜드를 앞세워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통해 성장하는 대체육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다는 구상이다. 오는 4월에는 대체육 제품을 활용한 '비건 식당'을 열고 시장 공략에 더 적극 나선다.

건강기능식품도 농심 신사업의 중요한 한 축이다. 농심은 지난 2020년 3월 출시한 건강기능식품 '라이필 더마 콜라겐'은 2년 만에 누적매출 55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급성장하는 이너뷰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농심은 올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는 한편 온라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쳐 건기식 매출을 500억원대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HMR 브랜드 쿡탐은 신 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린다.

신 회장은 부회장 시절인 2017년 야심차게 국탐 사업에 나섰지만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다. 관련 업계는 쿡탐 브랜드 매출이 연간 50억~70억원에 그치며 전체 매출 비중 3%를 넘지 않는다고 본다.  

CJ제일제당과 동원 F&B 등 HMR 시장에서 우위를 보이는 기업들의 제품군보다 차별화된 포인트가 없어 저조한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농심이 보유한 브랜드 파워와 조미 기술 등 핵심 역량을 더해 특색 있는 HMR 제품군으로 새 활로를 찾을 수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농심의 연간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2조8512억원(+7.1%), 영업이익 1350억원(+27.2%) 수준이다"며 "올해 전례 없는 물가 상승으로 라면 수요가 증가할 수 있는 데다 미국 제2공장 가동으로 라면 수출도 늘어날 수 있어 실적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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