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3주 안에 전쟁 결말 윤곽
뉴욕타임스, 3가지로 시나리오 제시
수천명의 사상자를 남길 장기전으로
러시아의 남동부 장악과 우크라 분단
나토의 전쟁 참여로 인한 '엔드게임'
[서울=뉴시스]임하은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길어지면서 어떤 결말을 맞을지에 대해 외신들도 예측이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수천명의 사상자를 남길 장기전 가능성 ▲러시아의 남·동부 지역 장악과 그로 인한 우크라이나 분단 가능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개입 등 전쟁의 확대 등 여러 방향의 전망을 내놓았다.
◆향후 2~3주내 우크라 향방 결정될 듯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시작하기 전 비공식 채널을 통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를 필두로 이스라엘과 터키, 그리고 독일이 그에 해당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떤 진지한 협상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푸틴 대통령의 거절에 대화는 결렬돼왔다.
미국 국방부는 여러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다. 불필요한 죽음이 늘어나고 유럽 초기 민주주의를 더 파괴하는 시나리오와 원래 푸틴의 목표인 남부와 동부의 지역을 장악하고 2014년 병합한 크름반도(크림반도)와 육로를 연결하는 시나리오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나토 회원국들이 우발적 혹은 계획적으로 전쟁에 직접 참여하게 되는 '엔드게임'이다. 이 가능성은 지난 13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에 미사일을 떨어뜨렸을 때 더 선명해졌다. 서부 지역은 폴란드 국경에서 약 19㎞ 떨어진 곳으로 그간의 충돌에도 피해를 입지 않았던 지역이었다.
러시아는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군에 무기를 공급하는 국제적 노력에 대항해 호송대를 합법적인 공격 목표물로 설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단지 나토의 영토에 무기를 집결하고 있다고 해서 공격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경고였다.
최근 NYT가 인터뷰한 미국과 유럽 고위 당국자들은 앞으로의 2~3주 동안 전쟁 결과의 당락이 드러날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
고위 당국자들은 지난 2주 간 러시아 군부의 침략계획에 오류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듯 앞으로의 2~3주 간 우크라이나가 국가로서 생존할지, 종전 협상을 할지가 드러날 것이라는 데 동감했다고 전했다.
현재까지는 인도주의적 임시 비무장지대 설정과 같은 기본적인 변화조차 달성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더불어 각국 고위공직자들이 우려하는 또 다른 문제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넘어 전쟁을 확장시키며 완강히 밀어붙일 수 있다는 점이다.
비공식적으로 고위공직자들은 푸틴 대통령이 나토에 가입하지 않은, 특히 취약한 지역인 지난 구소련 연방공화국 중 한 곳인 몰도바를 탈취하려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또 지난 2008년 러시아와 전쟁을 치른 조지아에 대한 새로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조지아는 더 큰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일종의 시험대처럼 여겨질 수 있다는 관점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고전 중인 전쟁 상황에 분노한 푸틴이 생화학 무기, 핵무기, 사이버 등 다른 무기에 손을 뻗을 수 있다는 점이다.
백악관과 미국 고위 군 지도부는 미국 금융기관에 대한 주요 사이버 공격과 푸틴의 전술적 혹은 전투장 핵무기 사용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모델링을 해오고 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세계의 간섭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핵무기 사용'으로 언급해왔던 바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더 많은 무기 지원과 미국의 개입을 요청하는 상황에서도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핵으로 무장한 러시아에 대해 직접 교전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고수해왔다.
◆푸틴 침공에 대한 외교적 해석
지난주 초만 해도 인도주의적 비무장지대를 구축하는 진정한 협상이 시작되리라는 낙관적 가능성이 있었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 대신 중립의 형태를 받아들이도록 헌법을 바꾸고,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의 분리주의 지역이 독립 국가라는 것과 크림반도는 러시아의 일부라는 것을 인식한다면 군사 공격은 즉각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제안에 개방적인 것처럼 보였다. 그는 서방 동맹이 우크라이나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있지 않다는 것이 명백하며 나토가입에 대해 냉정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일부를 분할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하진 않았지만 "우리는 이 영토들이 어떻게 계속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고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푸틴이 직접 이 거래를 받아들일지는 불확실하다. 푸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나프탈리 베넷 이스라엘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사이의 개별적 대화는 모두 같은 쟁점을 맴돌았지만 이들은 전쟁이 시작된 후 푸틴이 시간을 두고 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아해했다.
프랑스 정부는 마크롱 대통령과 숄츠 대통령이 지난 12일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설명하며 "푸틴의 불성실함에 실망했다. 그는 전쟁을 계속 하겠다는 각오다"고 말했다.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은 "푸틴 대통령은 지금까지 대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에 전념하는 방향을 바꿨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각국 정상들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전후해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과 접촉했고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통화했다.
미국은 이들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고 있는데, 러시아 고위 관리들이 전쟁을 앞두고 있었던 회담을 포함해 앞으로 미국 측 고위관료와는 소통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관리들은 푸틴 대통령이 경제 제재, 특히 러시아 중앙은행의 무력화, 국가 채무 불이행을 신속히 저지할 것이라는 전망에 직면해 그의 침공 목표를 축소하는 것이 최선의 희망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실제 협상을 타결하게 된다면 이는 미국이 세계 여러 나라와 조율한 제재의 해제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기화하는 전쟁
군대 물자 부족에도 불구하고 푸틴은 그의 선동을 강화하고 수도 키이우, 두 번째 도시인 하르키우, 그리고 다른 도시 중심지들을 포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 국방부와 고위 관료들에 따르면 푸틴이 키이우를 굴복시키기 위해 밀어붙이는 동안에도 러시아 공군과 지상군은 우크라이나인들의 강한 저항으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푸틴은 과거 시리아와 체첸 분쟁 당시에도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을 폭격하고, 민간인 사상자를 적에 대한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미국 고위 공직자들은 대략 150만명의 시민들이 도시에 남아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몇 주 동안 양국에 수천명의 사상자를 남길 장기전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수도 주변 교외마을에서 격렬한 시가전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육군을 크게 앞서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나토와 미국이 공급한 자벨린 안티탱크 미사일로 이들을 매복시켜왔다.
익명의 미국 고위관리는 러시아군이 키이우를 포위하는 데 최대 2주가 소요될 수 있으며 그 후 이를 끝내는 데는 최소 한달은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플랜A 포기와 우크라이나의 분단
러시아군은 지금까지 수도 키이우 점령이라는 푸틴 대통령의 초기 목표를 달성하는 것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몇 가지 목표는 가까이에 와있다.
키이우를 넘어 하르키우, 체르니히우, 수미 등 북부도시들이 거의 포위됐고 러시아군의 강한 포격을 계속 받고 있다.
러시아군의 동쪽과 남쪽으로의 진격도 느리지만 꾸준하다. 분단된 우크라이나가 어떤 모습일지를 암시하게 되는 부분이다.
러시아군은 여전히 마리우폴에 폭격을 가하고 있지만 이는 전략적인 남부 항구도시를 지키는 것에 가깝다. 이 공격의 목표는 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2014년부터 통제하고 있는 남부 크림반도에서 동쪽 돈바스 지역까지를 연결할 육교를 확보하는 데에 있다.
그리고 러시아가 중추적인 흑해 항구 도시인 오데사와 남동쪽의 해안을 점령한다면 우크라이나의 중요 해상 접근을 박탈할 수 있다.
미 국방부 고위관료들은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손실을 줄이고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남부와 동부를 장악하려는 목적으로 극도의 압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핵심 쟁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이틀 간 우크라이나 서부에서 발생한 러시아군의 공격은 키이우를 시작으로 전 국토를 통제하겠다는 푸틴의 지속적인 의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전쟁의 단계적 확대
우크라이나 침공의 최악의 가능성은 전쟁의 세계적 확대에 있다.
전투가 서쪽으로 이동할수록 나토의 영토에 미사일이 착륙하거나 러시아가 나토 항공기를 격추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화학무기 전쟁도 배제할 수 없다. 푸틴은 이전에 자신의 정적들을 대상으로 화학무기를 사용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수의 미국 관료들은 푸틴이 군대를 철수해야겠다는 필요성에 직면하지 않는다면 핵무기는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하지만 핵 폭발의 가능성은 지난 수년보다 최근 2주간 더 많이 논의됐다고 고위공직자들은 입을 모은다.
마지막으로 사이버 공격의 가능성을 들 수 있다.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해를 끼친 미국을 향한 가장 효과적인 보복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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