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공소장 유출' 수사보고서, 공수처 파견 경찰이 작성·결재

기사등록 2022/03/07 20:09:19 최종수정 2022/03/07 20:14:41

파견 경찰의 수사 참여 압수수색 등 위반 논란

전 수원지검 수사팀, 법원에 의견서 제출 예정

[과천=뉴시스]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과 관련해 전 수원지검 수사팀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공수처 검사가 아닌 파견 경찰이 수사보고서를 직접 작성하고 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수원지검 수사팀은 "파견 경찰의 수사참여는 위법"이라며 공수처 압수수색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해 7월 "이 고검장의 공소장이 기소 전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수사보고서를 작성했다. 해당 보고서는 당시 공수처에 파견됐던 A 경위가 작성한 뒤, B 경정이 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복귀한 B 경정의 경우 해당 수사와 관련해 직접 대검 압수수색에 앞장서기도 했다. B 경정은 '이 고검장 공소장 유출' 의혹과 관련해 총 4건의 수사보고서 중 3건을 직접 결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필요사유에 관한 수사보고서의 경우, B 경정이 보고서를 작성하고 최석규 부장검사가 결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당시에 최 부장검사에게 김경목, 임세진 검사가 수사팀이 아닌 걸 아는지 물었는데 몰랐다"며 "실제로는 경찰관들이 다 알아서 (수사를) 주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사보고서의 작성·결재자가 파견 경찰 명의로 된 것을 두고 "압수수색 자체가 위법이라는 증거를 확보한 것"이라며 "재판부에서도 파견 경찰 부분을 그대로 공수처에 석명 요청했다. 굉장히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 고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은 지난해 5월 수원지검 수사팀이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해 이 고검장을 기소하던 당시, 공소장이 이 고검장에게 전달되기 전 미리 검사들 사이에 유출됐고 언론에도 전달됐다는 내용이 골자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는 수원지검 수사팀이 지난해 5월12일 수사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이 고검장을 불구속 기소하는 과정에서, 공소장 편집본을 언론 등에 유출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왔다.

다만 공수처는 지난해 11월 수사팀 관계자들을 상대로 강제수사를 벌였으나, 이 고검장 기소 당시 원소속으로 복귀했던 검사들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하면서 '표적 수사' 논란이 일었다. 이에 더해 대검찰청 감찰부가 이 고검장 공소장을 킥스에서 열람한 22명을 특정했지만, 여기에 수원지검 수사팀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사팀은 지난 1월5일 공수처의 압수수색이 위법이라는 취지의 준항고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이들은 검사 및 수사관 정원을 제한한 공수처법 취지에 어긋난 파견 경찰공무원들이 압수수색에 참여한 점 등을 준항고 사유로 제시했다.

이들은 수사관 정원에 포함되는 검찰 파견 수사관과 달리, 행정기관에서 행정업무를 위해 파견된 경찰은 수사 참여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법 44조에는 공수처가 '필요한 경우 다른 행정기관으로부터 공무원을 파견받을 수 있다'고 적시돼 있다.

공수처 관계자는 "준항고 사건 관련 답변은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며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인 만큼 수사기관이 (구체적 내용을) 말씀드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한편 수사팀은 파견 경찰들이 직접 수사보고서를 작성하고 결재한 것과 관련, 향후 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judyh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