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메타버스로 자사 기술 뽐내
삼성전자, 메타버스 플랫폼 기기 준비 밝혀
유영상 SKT 대표 "메타버스는 성공할 서비스"
지난달 28일부터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2'에서는 5G 이동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클라우드·핀테크 기술과 함께 '메타버스'에 이목이 쏠렸다.
과거 MWC의 주요 의제가 모바일 기기와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융합기술과 확장현실(XR) 콘텐츠로 전시의 흐름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MWC 콘퍼런스 발제자로 나선 미국 퓨처스인텔리전스그룹의 최고메타버스책임자(CMO) 캐시 해클은 제대로 된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선 다양한 융합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하며 글로벌 ICT 업계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메타버스 시장 선점을 위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MWC에서 자사의 기술을 전시하고 홍보하는데 메타버스 플랫폼을 적극 활용했다. 세계 4대 이동통신사로 꼽히는 스페인의 텔레포니카는 952m²에 달하는 전시관을 메타버스에서도 구현했다.
SK텔레콤은 MWC 전시관에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ifland)'의 개발 버전과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버전을 선보이며 이번 행사의 핵심 주제를 '메타버스'로 잡았다. MWC 동안 세계 각지의 통신사들로부터 협업 요청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이 마련한 792㎡ 규모의 전시관에는 2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이는 전체 MWC 관람객 3명 중 1명에 달한다. 특히 SK텔레콤 전시관에서 가장 높은 주목을 받은 아이템은 대형 로봇팔을 타고 미래 모빌리티 핵심 UAM(도심항공교통)을 체험할 수 있는 '4D 메타버스'였다. 최장 2시간의 대기시간이 형성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KT도 전시관을 메타버스로 관람할 수 있도록 '디지코(DIGICO) 랜드'를 마련해 관람객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LG유플러스는 전시관을 열진 않았지만, XR 콘텐츠 등 5G 서비스 시연존을 운영했다.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메타버스 기술로 이룰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메타(옛 페이스북)는 메타버스 플랫폼 '호라이즌(Horizon)'을 시연하고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슈퍼컴퓨터 'AI RSC(Research Super Cluster)'를 공개했다. 엔비디아는 메타버스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 시장은 물론, 메타버스용 소프트웨어 시장까지 선점하기 위해 메타버스 개발과 시뮬레이션을 위한 플랫폼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CES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디센트럴랜드'에 가상 매장 여는 등 메타버스 분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MWC에서는 메타버스 플랫폼 기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삼성전자 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은 최근 중국 업체들이 'AR글래스'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 디바이스 관련해서 준비를 많이하고 있다'는 MWC 현장 기자들의 말에 "(메타버스 기기가) 요즘의 화두"라며 "우리도 준비를 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이번 MWC에서는 메타버스가 가상자산, 대체불가능토큰(NFT) 등과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보다폰, 텔레포니카 등 주요 통신사 CEO들이 연사로 참여해 메타버스·AI·가상자산 기술 활용에 대해 연설했다. 글로벌 경매회사인 소더비 CEO는 '메타버스·NFT 등장에 따른 대응'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이처럼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메타버스, 가상자산 등 융합 신산업에서도 패권을 잡기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이에 우리 기업들도 더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이번 MWC는 메타버스·인공지능 등 신기술의 향연"이었다면서 "우리 기업은 미래 시장을 견인할 혁신 기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미래 트렌드를 포용할 수 있는 기술·제품·서비스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통해 미래 경쟁력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앞선 5G 네트워크 기술력을 바탕으로 융합기술 개발에 매진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제고하고 신기술과 혁신을 선보이기 위한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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