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산불 영향권 내 휴대전화 먹통, 7번 국도까지 차단돼 고립되기도
4일 오후 7시께 경북 울진군 북면 한 아파트 주민 A씨가 아파트 창문 너머로 시선을 두며 걱정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창밖으로는 시꺼먼 연기와 함께 '화마'가 지척까지 다가와 있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산불이 어느새 선명한 모습으로 시가지까지 넘어오면서 A씨의 불안감도 커졌다.
이날 오전 11시17분께 울진군 북면 두천리 산 154번지 일원에 산불이 발생한 이후 불길은 서남서풍을 타고 순식간에 산을 타고넘어 민가로 번졌다.
발화지점과 가장 가까운 두천리 마을주민 122명을 비롯해 인근에서 소규모로 집을 짓고 살아가던 2500여 세대 4500여 명의 주민들이 오전과 오후 마을회관 또는 초등학교로 긴급 대피했다.
그러나 산불 영향권 밖에 있는 주민들은 매 시간마다 가깝게 다가오는 산불을 바라보기만 한 채 집을 비울 수도, 그대로 있기도 애매해 발만 동동 굴렀다.
산불 확산으로 경찰 등이 7번 국도가 통제되면서 포항으로 내려가거나 강원도로 올라가는 길이 막혀 고립되기도 했다.
울진군 북면 주민 B씨(58)는 "처음에는 연기만 보였었는데 어느새 산불이 내 집 앞까지 온 걸 봤다"며 "휴대폰이 먹통이라 대피해야 하는지 아니면 그대로 있어도 되는지 주민들끼리 모여 상황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에 발생한 산불은 오후 8시 기준 3300ha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순간풍속 초속 25m에 이르는 강풍에 산불이 확산하면서 주택 70여 채도 새까맣게 타버려 소실됐다.
산림당국은 일몰과 함께 투입됐던 헬기를 모두 철수하고 야간진화작업에 돌입했다. 지점마다 소방차와 진화인력을 배치해 방화선을 구축, 야간에 산불이 추가 확산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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