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첫날 등교중지 15만명…학부모 "이래도 보내야 하나"(종합)

기사등록 2022/03/04 18:41:00 최종수정 2022/03/04 18:51:42

첫날 전체 학생 중 2.69% 등교 중지

학부모들 "학교 위험한데 등교 맞나"

권고 수준인 선제 검사 무용론 퍼져

"등교 확대 위한 노력도 해야" 반응도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새학기 전면 등교 첫날인 지난 2일 오전 광주 광산구 도산동 송정서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2022.03.02.hyein0342@newsis.com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개학 첫날 등교하지 못한 학생이 15만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되면서 학부모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점차 완화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발맞춰 등교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6만6853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연일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가운데 전날 교육부가 발표한 '오미크론 대응 새 학기 학교 방역 추진 현황'을 보면, 등교 중지 안내를 받은 학생은 전체 학생 수 대비 2.69%인 15만8171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교육당국은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학사 운영 방안'을 통해 전교생 중 확진자 3%, 격리자 등 등교중단 학생 15%를 기준으로 학교가 정상 교육활동 재개 수준을 스스로 판단하도록 했다. '3%, 15%' 두 기준 모두 넘어서면 일부 학년, 학급에서 원격수업을 할 수 있다.

이에 자녀를 학교에 보내야 하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불안하다는 목소리와 함께 권고 수준의 선제 검사 무용론이 나오고 있다. 이날 정부가 오는 5일부터 다중시설 이용 시간을 오후 11시까지 가능하도록 연장 조정하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조기 완화하자 우려가 더해지는 모습이다.

고등학교 3학년 아이를 둔 최모(49)씨는 "3월에 35만명을 내다보고 있던데, 학교 등교를 학교장 재량에 맡겨두고 방역은 자율에 맡겨두는 건 무슨 발상이냐"며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거 같다. 3월만이라도 강제로 학교 문을 닫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토로했다.

초등학생 두 아이를 둔 정모(44)씨도 "학부모 투표 결과 주에 2회 등교하고 나머지는 줌 수업으로 대체됐는데,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기껏 진단 충실히 해서 보내면 뭐 하나. 아이 다친다고 검사 안 하는 부모가 많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새학기 전면 등교 첫날인 지난 2일 오후 서울 시내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학부모들과 하교하고 있다. 2022.03.02. kch0523@newsis.com
서울 강남구 지역의 맘카페 네티즌들은 "매일 등교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자가 진단 하지도 않고 했다고 체크하거나 응답 안 하는 집 많을 거 같은데 의미가 있나", "그냥 2주 동안 안 보내려고 한다. 솔직히 너무 걱정된다", "설문조사도 없이 전면 등교가 원칙이라고 통보받았는데 부담이 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다른 지역 맘카페 네티즌들도 "학원에서는 취식 금지지만 학교에서는 점심을 먹으니 그게 제일 위험하다. 반나절 동안 집단생활을 하는 거 아닌가", "교육청은 학교에, 학교는 학부모에 책임을 떠넘긴 느낌이다. 아이들은 아무 선택권이 없다" 등 의견을 남겼다.

반면 코로나 확산세에도 대면 교육은 꼭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마포구에서 초등학생 자녀를 기르고 있는 이모(41)씨는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불안하지만 맞벌이인 입장에서 점차 등교하는 분위기로 가는 것은 반갑다"며 "언제까지나 집에서 원격 교육에 의존할 수는 없으니 방역 철저히 하면서 등교를 확대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울 영등포구 지역의 맘카페 네티즌들은 "학교에 안 가면 코로나 안 걸리나? 학원은 안 보내나? 교육 외에도 보육의 기능을 가진 곳이 학교다. 의미 없는 원격 수업은 학교의 기능을 퇴색시킨다", "전면 등교 찬성한다. 주변 보면 학교 수업은 원격으로 듣고 학원은 여기저기 다 보내더라. 학교보다 밀집도 높은 곳이 학원인데 말이 안 된다"고 적었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전국적으로 개학이 시작된 지난 2일 오전 울산 북구 농서초등학교1학년 신입생들이 첫 등교를 하고 있다. 2022.03.02. bbs@newsis.com
또다른 네티즌도 "원격 수업을 너무 오래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계속 완화 중이고, 학교만 2년 전부터 계속 문을 닫는다는 것은 아주 비상식적이다", "등교 안 하고 학원을 안 가면 괜찮을 텐데 학원을 가니까 선택에 의미가 있나 싶다"는 반응이다.

한편 교육부는 당초 전면 등교와 대면 교육 활동을 골자로 하는 '정상 등교'를 원칙으로 했지만 오미크론 유행이 다음 달 중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지적에 학교 단위 원격수업 전환을 학교가 자율로 결정할 수 있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오미크론 대응을 위해 다음 달 새 학기 유초중고 학생들에게 신속항원검사(RAT) 자가검사키트를 배부하고 매주 2회 가정에서 선제 검사를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z@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