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때문에 서방 사냥감된 러 부호들의 호화 요트…"짜증날거다"

기사등록 2022/03/04 16:57:42

프랑스 당국, 러 석유회사 로스네프 회장 요트 나포

올리가르히, 요트 제재 피할 곳 찾기 위해 매우 분주

"짜증 낼 것…제재면에서 분명 효과 있다" 분석 나와

[서울=뉴시스]미 재무부가 3일(현지시간) 제재 대상으로 발표한 러시아 최고 부호 우스마노프가 보유한 세계 최대 요트 딜바르호. 총배수량 1만6000t인 이 요트에는 헬리포트 2개와 세계 최대 실내 수영장 등이 있다. (출처=미 재무부 홈페이지) 2022.3.4.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결탁한 신흥재벌 '올리가르히'가 소유한 호화 요트, 개인 제트기 등을 압수하며 푸틴 돈줄 끊기에 나섰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랑스 당국은 최근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이고르 세친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 회장과 관련된 요트를 프랑스 남부 라시오타 항구에서 나포했다.

프랑스 경찰은 요트 탑승자들이 서둘러 항구를 떠날 준비를 하던 밤에 배를 압수했다고 한다. '아모레 베로(Amore Vero·이탈리아어로 진실된 사랑)'라는 이름의 길이 85m의 이 초대형 요트는 유럽연합(EU)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어 호화 요트의 가치는 1억2000만 달러(약 1458억원)에 이른다.

EU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 알파뱅크의 설립자인 미하일 프리드만은 그가 공동 설립한 사모펀드가 제재를 받았다. EU는 그가 보유한 사모펀드 회사 레터원 홀딩스의 지분을 동결하고 배당을 보류했다.

독일 유명 관광회사인 TUI AG의 최대 주주이자 러시아 최고 부호 중 한 명인 알렉세이 모르다쇼프는 EU 제재 대상에 오른 후 이사회에서 사퇴했다.

미국과 영국은 3일 러시아 엘리트들에 대한 제재와 여행 제한 조치를 강화했다. 미국 정부는 19명의 러시아 부호들과 그들의 가족 및 측근 47명에 대해 비자를 제한하는 등 재재를 가했다. 영국은 전 러시아 부총리를 포함해 올리가르히 2명을 추가로 제재했다.

미 법무부는 다른 동맹국들과 함께 러시아 부호들의 자산을 겨냥한 특별 대책반을 구성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일 국정연설에서 "우리는 유럽 동맹국들과 함께 당신의 요트, 호화 빌라, 전용기를 찾아내 압류하고 있다"며 클렙토캡처라는 태스크포스(TF)를 언급했다.

서방의 제재 대상에 오른 일부 올리가르히는 푸틴에 대한 영향력이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올리가르히의 자산, 특히 요트를 사냥하는 것은 그들의 상류 생활을 빼앗는 것이기 때문에 상징적인 면에서 효과가 크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런던=AP/뉴시스]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달 27일 런던의 성가족 우크라이나 교회를 방문, 촛불에 불을 붙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러시아 집권층과의 결탁으로 부당하게 부를 축적해온 러시아의 신흥재벌(올리가르히)들에게 부를 은닉하거나 세탁하는 안식처 역할을 해온 영국이 1일 러시아의 더러운 자금이 영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경제범죄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보도했다. 2022.3.2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경제학자 앤더스 애슬런드는 "이들은 짜증을 낼 것이다. 제재면에서 분명히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부호들은 요트 제재를 피할 항구를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및 서방 지도자들의 위협 속에 러시아 억만장자들이 소유한 고급 요트 몇 척이 미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지 않은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에 도착했다.

최근 몰디브와 몬테네그로 쪽으로 이동한 러시아 올리가르히 소유 호화 요트들의 가격은 6500만 달러에서 최고 1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 소유의 요트는 여전히 러시아 항구에 정박 중이다.

CBS뉴스가 확보한 위성사진을 보면 푸틴 소유의 요트는 러시아의 한 항구에 있다. 존 스미스 전 재무부 대외자산통제국장은 "푸틴은 교활하며 자신의 요트를 어디에 숨겨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부호들은 요트 제재를 피할 항구를 찾는 데 골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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