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나토 가입 포기해야" VS 우크라 "즉각적인 종전 요구"
오전까지 대규모 공세 나서…"앞으로 24시간 결정적인 시기 될 것"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8일(현지시간) 벨라루스 국경 지역에서 회담을 시작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지 5일째에 성사된 외교 협상 자리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협상단은 이날 낮 12시(한국시간으로 오후 6시) 벨라루스 국경도시 고멜에서 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러시아 관영 스푸트니크 통신이 러시아 대표단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회담에 정통한 인사는 이날 오전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으나 회담 개최 장소를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준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당초 벨라루스는 중립적인 장소가 아니라면서 난색을 표했지만 이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전화 통화 뒤 회담을 벨라루스 남부 국경 지역에서 여는 데 동의했다.
러시아 대표단은 문화부 장관을 지낸 푸틴 대통령 보좌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가 이끌며 대표단은 앞서 이날 벨라루스 민스크에 도착해 회담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대표단에는 메딘스키 보좌관을 포함한 크렘린궁 행정실(비서실) 인사 외에 국방부와 외교부 인사도 포함됐다고 러시아 측은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표단 구성은 알려지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신변 안전을 위해 폴란드를 경유해 벨라루스로 이동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벨라루스 외무부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협상을 개최할 모든 준비가 됐다"면서 회의 장소 사진을 게재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국기가 차례대로 놓인 회의 장소가 보인다.
긴 테이블 왼쪽에는 러시아 국기가, 오른쪽에는 우크라이나의 국기가 배치됐다.
러시아는 이번 협상이 러시아가 그동안 요구해온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협상에서 러시아 대표단은 휴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 등을 요구할 전망이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협상에서 즉각적인 종전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전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만나기로 했지만, 회담에 대해 회의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공개한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 회담의 결과를 믿지 않지만, 대표단에 시도해 보라고 했다"며 "전쟁을 끝낼 기회가 있다면 회담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러시아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듣기 위해 가는 것"이라며 "회담이 평화로 마무리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협상을 위해 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 영토는 단 1인치도 양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협상을 앞둔 이날 오전까지 우크라이나 북부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공세에 나섰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군이 이날 새벽부터 키예프와 하라키우, 체르니히브 등 우크라이나 북부 도시에 미사일 공격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에는 5㎞에 이르는 러시아 탱크와 자주포, 장갑차 행렬이 수도 키예프 방향으로 이동하는 장면이 위성사진에 포착되기도 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오후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통화에서 "앞으로 24시간이 가장 결정적인 시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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