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통령, 러 제재 거부…"우크라, 코미디언에 운명 맡겨"

기사등록 2022/02/28 13:43:22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2022.02.28.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거부했다.

27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이날 휴가 중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브라질은 러시아 비료에 의존하고 있다며, 러시아에 제재를 가한다면 "브라질 농업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제재에 동참하지 않을 의사를 피력했다.

또 "우크라이나인들이 국가의 운명을 코미디언에게 맡겼다"며,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사태를 희극 배우 출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사실상 전가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동부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지역의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주민을 상대로 집단학살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선 "학살은 과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두 지역의 독립은 지지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앞서 지난 16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한 바 있다. 그가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우려가 고조된 시기에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비료 공급원인 러시아와의 무역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로서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자국을 고립시키려는 서방의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브라질을 포섭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올해 44세인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코미디언 출신이다. 2015년 드라마 '국민의 종'에서 청렴한 대통령을 연기하면서 대중적 인기를 얻어 정치에 입문했고 41세 때인 2019년 대선 결선투표에서 73%라는 경이적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러나 정치적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 등으로 '무능한 정치 초보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결사항전 의사를 내비치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다.

지난 주말 우크라이나의 비정부 여론조사 기관 ‘레이팅스;가 우크라이나 전역 18세 이상 국민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91%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작년 12월보다 3배 증가한 수치다. 젤렌스키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률은 6%에 불과했다. 이번 설문에서 크림반도 및 우크라이나 동부 등 반군 점령 지역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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