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매·급전세도 안 나간다"…봄 이사철에도 '꽁꽁'[거래절벽 현실화②]

기사등록 2022/03/01 06:00:00 최종수정 2022/03/01 10:06:40

대출 규제·금리 인상·대선 불확실성 증가…관망세 짙어진 주택시장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 293건…지난해 같은 달比 92%↓

대선 이후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 해소되면 거래량 차츰 회복할 듯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의 모습. 2022.02.20.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간혹 호가를 수억원 낮춘 초급매물이 나와도 매수 문의조차 없어요."

지난달 28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푸르지오 단지 내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지난 2달간 단 한 건의 매매 거래가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급매나 급전세가 나와도 찾는 사람이 없어서 거래가 끊겼다"며 "대출 규제에 자금 조달이 어렵고,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예년 봄 이사철과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전했다.

서울 주택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신학기와 신혼부부 등 계절적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택 거래가 활발해지는 봄 이사철에도 거래절벽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정부의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에 대선까지 겹치면서 잔뜩 움츠린 양상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2% 하락했다. 특히 그간 상승세를 유지했던 서초구(-0.01%)도 하락 전환됐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성동구와 중랑구를 제외한 전 지역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강남지역에선 강동구(-0.03%)는 상일·명일동 대단지 위주로 하락폭이 확대됐고, 송파구(-0.02%)는 잠실·신천동 인기 단지 위주로 하락했다. 또 강남구(-0.01%)는 도곡·압구정동 재건축이나 중대형은 상승했으나, 중소형 위주로 하락했고, 서초구(-0.01%)는 반포동 일부 신축은 상승했으나, 그 외 단지는 약보합세를 보이며 하락 전환했다.

강북지역에선 성북구(-0.09%)는 길음뉴타운과 정릉동 위주로, 은평구(-0.07%)는 응암동 대단지 위주로, 서대문구(-0.08%)는 매수세가 끊기며 하락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시장의 불확실성과 전세가격 하락 등 다양한 하방요인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으로 관망세 지속되는 가운데, 대체로 가격 조정된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며 지난주 하락폭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2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셋째 주(21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매매와 전세가격이 모두 0.01% 하락을 기록했다. 전국 기준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2019년 9월 둘째 주 이후 약 2년5개월 만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아파트 거래량도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일 기준) 거래량이 293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2월(3843건)과 비교하면 약 92% 급감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7월 4682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9월 2702건으로 내려앉았다. 이후에는 1000건대로 떨어졌다.

또 매수세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15주 연속 '매수자 우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7.3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7월 22일 87.2 이후 2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 지수가 기준치인 100이면 수요와 공급이 같은 수준이고, 100 이하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15일 기준선 100이 무너진 이후 15주 연속 100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매매수급지수가 15주 이상 기준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서울 도심권(용산·종로·중구)은 전주 86.1에서 이번 주 85.1로,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은 87.9에서 84.5로 각각 하락했다. 서남권(양천·강서·구로·영등포·동작·관악구)은 90.6에서 90.1로,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도 86.6에서 85.5로 떨어졌다. 다만, 동북권(성동·광진·노원·도봉·강북구 등)만 유일하게 87.4로 지난주(86.5)보다 소폭 상승했다.

일부 지역에서 새학기 학군수요와 4~5월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 등의 새 집 장만 수요 등 계절적 수요로 인해 거래가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도 높은 대출 규제에 따른 실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대선을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거래절벽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대선 전까지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기조에 매수 대기자들이 집값 하락을 기대하고 있지만, 집주인들은 새 정부 출범 후 집값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며 "정부의 규제와 금융 당국의 돈줄 옥죄기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관망세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봄 이사철을 앞두고 학군과 신혼부부 수요 등으로 일부 지역에서 거래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전체적으로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선 이후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과 주택 공급 등 정책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주택 거래량이 차츰 회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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