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이준석이 2월초 '安사퇴 합당·종로 공천' 제안"
이준석, '국당 내부에서 '安사퇴시키겠다'고 했다 주장
安 조롱 이준석에 대한 경고·安몸값 띄워 상승세 유지
이 선대본부장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월초 이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합당 제안을 받았다"며 "취지는 (안 후보가) 빨리 사퇴하고 대선 후에 국민의당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특례조항을 만들어 최고위원회 공천심사에 참여를 보장하겠다는 제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가) 2월 10일 열정열차 출발일인 도착역 여수역에서 안 후보와 윤 후보가 함께 내려서 단일화를 선언하는 빅이벤트를 준비했다고 하더라"며 "추가적으로 종로보궐 선거에 (안 후보가) 나간다면 공천할 수 있고 그게 아니라도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 지역에서 이길 수 있는 지역에 하는 게 안 후보의 정치를 위해서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것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 선대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한 이유로 이 대표의 안 후보와 국민의당에 대한 지속적인 조롱을 꼽았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양립한 이른바 자강론(단일화 없이도 이긴다)과 통합론(단일화가 필수다)중 자강론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이 대표는 안 후보가 여론조사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제안한 13일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하는 게 아니라, 역시나 했더니 역시나 한다"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이어 14일에는 "애초에 국민의당과 안 후보는 완주 의사가 부족하다", 15일에는 "진보진영에 있을 땐 계속 양보하더니 보수 쪽에 오셔서는 저희가 만만해 보이는가"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보다 못한 당내 홍준표 의원, 윤상현 의원, 정미경 최고위원 등이 이 대표의 이런 공세에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23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안 후보 대선 캠프내 사람들이 안 후보의 의사와 상관없이 '대표를 접게 만들겠다'며 단일화 의사를 타진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당 관계자들이 안 후보의 의사와 관계없이 우리 측 관계자에게 '안철수 후보를 접게 만들겠다'는 등 제안을 해온 것도 있다"고 한뒤 "안 후보는 아시는지 모르지만 삼국지에 보면 미방과 부사인, 범강과 장달 이런 분들이 있다"고 했다.
진행자가 "배신자들 말하는 거네"라고 하자 이 대표는 "네, 그런 거 하는 분들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 대표의 계속되는 조롱과 비판, 더 나아가 국민의당 내부를 갈라치기 하려는 발언 등이 이 본부장의 기자회견을 하게 만들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울러 자강론을 주장한 이 대표도 물밑에선 이 본부장을 만나 '안 후보 사퇴 후 합당, 종로공천, 부산 민주당 의원 지역구'이야기를 꺼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민의힘도 단일화에 목을 메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안 후보는 지난 20일 단일화 제안을 철회한 이후 대선 완주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하지만 대선까지 2주라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단일화 불씨는 살아있다.
국민의힘이 단일화 테이블에 나서려면 최대한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해야한다는 걸 강조한 셈이다.
또 단일화 결렬 원인을 국민의힘으로 돌려 안 후보의 몸값을 띄울 수도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의 야권 단일화 제안 철회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격차가 소폭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핌이 코리아정보리서치에 의뢰해23일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윤 후보의 지지율은 44.0%, 이 후보는 39.5%를 기록했다.
윤 후보는 지난주(12일) 보다 0.3%포인트 하락했으며, 이 후보는 0.1%포인트 상승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지난주 4.9%포인트에서 4.5%포인트로 소폭 감소했다.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1.4%포인트 상승한 7.5%로 5주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바뀌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결렬 선언에 따라 이재명 후보가 유리하는다는 여론은 35.4%로 윤 후보(25.4%)보다 10%포인트 더 높았다.
여론은 단일화 실패의 원인을 안 후보보다 윤 후보에게 더 묻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안 후보측이 단일화 실패의 원인은 국민의힘으로 돌리는 여론을 조성한다면 국민의힘과 단일화를 안하더라도 안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탈 수 있다.
완주를 염두에 두고 지지율 상승세를 탈 모멘텀을 만들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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