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싱글 최초로 올림픽서 '트리플악셀' 시도
'피겨퀸' 김연아 이후 올림픽 여자 선수 최고인 6위
한국 여자 선수가 올림픽에서 트리플 악셀을 뛴 건 유영이 처음이다.
2010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2014 소치 올림픽 은메달을 딴 '피겨퀸' 김연아도 가보지 못한 길이다.
최근 러시아 선수들이 쿼드러플 점프를 손쉽게 구사하면서 트리플 악셀이 예전만큼 주목받지 못했지만, 전방을 향해 뛰어올라 공중에서 3바퀴 반을 돌고 착지하는 트리플 악셀은 여자 피겨에선 고난도 기술로 통한다.
김연아도 현역 시절 트리플 악셀을 연습했지만, 실전에서 뛸 정도로 완성도가 높지 않았다.
일본의 아사다 마오가 김연아를 넘기 위해 트리플 악셀에 집착했으나, 끝내 올림픽에선 성공하지 못한 기술이기도 하다.
만 6세 때 처음 피겨에 입문한 유영은 만 11세던 2015년부터 트리플 악셀을 갈고 닦았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이 기술은 유영의 필살기였던 셈이다.
하지만 트리플 악셀로 가는 길은 길고도 험난했다.
여기에 갑자기 자란 키로 성장통을 겪었고, 부상까지 겹치면서 트리플 악셀을 향한 길은 더디기만 했다.
그러는 사이 러시아의 알렉산드라 트루소바가 남자 선수들도 하기 힘든 쿼드러플(4회전) 점프에 성공했고, 유영은 큰 충격을 받았다.
온갖 악재에도 유영은 포기하지 않았다.
베이징 올림픽을 1년 앞두고 다시 트리플 악셀에 훈련에 매진했고, 이 기술을 올림픽에서 반드시 뛰겠다는 목표 하나로 베이징에 입성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15일 치른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첫 점프로 트리플 악셀을 뛰었다.
다운그레이드(Downgrade·점프의 회전수가 180도 이상 모자라는 경우) 판정을 받았지만, 유영은 물러서지 않았다.
세 바퀴 반 점프는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계속됐다. 이번에도 힘차게 날아 깔끔하게 착지했지만 언더로테이티드(Under rotated·점프의 회전수가 90도 이상 180도 이하로 모자라는 경우) 판정이 내려졌다.
100% 완벽한 트리플 악셀은 아니었지만, 유영은 연기를 마친 뒤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수년간 흘린 땀은 그녀를 배신하지 않았고, 한국 여자 선수로는 처음 시도한 트리플 악셀은 올림픽 역사에 남게 됐다.
유영은 경기 후 "(트리플 악셀이)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도 더 노력하고 연습을 많이 해서 다 돌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해맑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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