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장관-통신 3사 CEO, 만났지만…5G 주파수 갈등 입장차만 확인

기사등록 2022/02/17 16:40:19 최종수정 2022/02/17 17:28:43

임 장관 "주파수 선의 경쟁 통해 국민에게 편익 제공해야"

SKT 유영상, 5G 주파수 20㎒씩 균등 배분 경매 촉구

KT 구현모 "필요한 5G 주파수 대역 검토 후 정부에 경매 요청 계획"

LGU+ 황현식 "5G 주파수 할당 경매 조속 결론 내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임혜숙(왼쪽 두번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구현모(왼쪽 첫번째) KT 대표, 유영상(왼쪽 세번째) SK텔레콤 대표, 황현식(왼쪽 네번째) LG유플러스 대표가 17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통신3사 CEO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2.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진영 기자 = 5G 주파수 추가 할당을 두고 이동통신 3사 간의 갈등이 고조되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7일 각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모아 중재에 나섰다. 하지만 합의점을 찾기는커녕 입장차만 재차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달 중 5G 주파수 할당신청 공고·접수와 경매를 진행키로 한 일정이 다음 정권으로 연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부는 임 장관이 이날 서울중앙우체국에서 통신 3사 CEO들과 간담회를 열어 5G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한 투자 확대 방안, 농어촌 공동망 구축, 주파수 공급·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이날 자리는 5G 주파수 갈등이 타결점을 찾을지에 가장 관심이 집중됐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7월 과기부에 3.4~3.42㎓ 대역의 20㎒ 폭 주파수 추가 할당 경매를 요구했고, 이에 과기부는 지난달 4일 해당 대역의 5G 주파수를 7년간 '1355억원+α'를 최저경쟁가격으로 정해 2월 경매를 실시하겠다는 내용의 할당계획안을 공개한 바 있다.

그러자 경쟁사인 SK텔레콤과 KT가 특혜라며 반발하고 있다. 해당 대역이 LG유플러스가 이용하는 대역과 붙어 있어 LG유플러스에만 유리하고, SK텔레콤과 KT는 낙찰 받더라도 추가로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야해 사실상 사용하기 어려운 대역이라는 것. LG유플러스가 2018년 경매 당시에 주파수 경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적게 할당받았다가 이제와서 사실상 경쟁 없이 가져가겠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과기부는 2018년 5G 3.5㎒ 대역 주파수 할당 당시 총 300㎒ 대신 280㎒ 폭을 통신 3사 경매 대상으로 내놓았다. 이에 SK텔레콤은 100㎒를 1조2185억원에, KT는 100㎒를 9680억원에, LG유플러스는 80㎒를 8095억원에 배정받았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이 굳이 경매를 하겠다면 또다른 5G 대역인 3.7㎓ 이상 대역 40㎒ 주파수(20㎒ x 2개 대역)도 함께 경매에 내놓아야 한다는 방안을 지난달 25일 제시하며 셈법은 더 복잡해졌다. 즉 통신 3사가 20㎒씩 나눠갖는 경매를 하자는 것이다.

이어 임 장관은 이날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통신사는 국가자원인 주파수를 할당받아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공정한 환경 속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국민에게 편익을 제공해 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구현모 KT 대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17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임혜숙 과기정통부장관과 통신3사 CEO간담회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2.17. photo@newsis.com

◆이통 3사 CEO, 5G 주파수 추가 할당 갈등에 평행선

하지만 이날 통신 3사 CEO는 여전히 평행선을 그었다.

SK텔레콤 유영상 대표는 "5G 주파수를 사업자 간에 균등하게 20㎒  배분하는 방식으로 경매가 이뤄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 대표는 또 "SK텔레콤은 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로서 5G 가입자가 가장 많기 때문에 1인당 주파수는 가장 적다"며 "이번에 특정사(LGU+)에 주파수가 추가 할당된다면 SK텔레콤은 오히려 역차별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구현모 대표는 "3.7~4.0㎓ 대역에 대한 수요를 면밀히 검토해 (KT가 필요한 대역에 대한) 의견을 정부에 드리겠다"며 "이를 포함해 정부가 종합 검토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또 "LG유플러스가 요구한 5G 주파수 추가 할당 시에는 추가 조건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KT도 2013년에 주파수 할당 부가 조건에 따라 지역적으로 서비스 시점을 달리 제공해야 하는 선례가 있었는데 그걸 감안해 달라는 것이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는 "5G 주파수 할당 논의가 국민 편익 관점에서 의사결정이 조속히 내려져야 하는데 자꾸 다른 논리로 지연돼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황 대표는 LG유플러스가 요청한 20㎒ 폭에 대한 할당 경매와 SK텔레콤이 지난달 병합 할당 경매를 역제안한 3.7㎓ 이상 대역 40㎒ 폭이 같이 경매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요청한 20㎒ 폭은 2018년에 예고됐고, 2019년도에 가용한 주파수였다"라며 "사전논의를 거쳐 지난해 7월 신청 서류를 정식으로 접수하면서 절차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반 TF, 공청회를 거친 주파수와 뒤늦게 제기된 주파수 대역을 같이 논의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설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7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통신3사 CEO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2.17. photo@newsis.com

◆5G 주파수 할당 경매 일정 다음 정권 손으로

단 5G 주파수 할당 경매는 차기 정부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부는 LG유플러스가 요청한 3.4~3.42㎓ 대역의 20㎒ 폭 할당 계획을 올 1월 확정하고 2월에 계획 공고·신청접수·경매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공지한 바 있다.

최우혁 과기부 전파정책국장은 "저희가 당초발표한 것보다 일정이 뒤로 가고 있는 건 사실이다"면서 2월 주파수 경매 공고는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LG유플러스가 요청한 대역만 먼저 경매를 하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최우혁 국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LG유플러스가 추가할당을 요청한 대역을 먼저 할당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다"며 "먼저 할당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알렸다.

◆통신 3사 CEO "올해 5G 품질에 전년보다 더 투자하겠다"

임 장관은 또 통신 3사에 대해 "최근 통신사의 영업이익은 증가하고 있으나 투자는 오히려 감소하였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통신서비스가 조속히 제공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확대 등 보다 분발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통신 3사 CEO들은 5G 등 통신 서비스의 빠른 품질 개선을 위해 올해는 지난해 수준 이상의 투자를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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