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 부상...증시 영향은

기사등록 2022/02/14 09:49:10 최종수정 2022/02/14 09:52:42

증권가 "지정학적 리스크 부담, 변동성 확대 불가피"

[키예프=AP/뉴시스] 체코 등 유럽 중부 3개국 외무장관이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드미트로 쿨레바(오른쪽 두 번째)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반 코르코크 슬로바키아 외무장관, 얀 리파브스키체코 외무장관, 알렉산더 샬렌베르크 오스트리아 외무장관. 2022.02.08.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증시가 급락했다. 이 같은 여파로 국내 증시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으면서 낙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2747.71)보다 32.61포인트(1.19%) 내린 2715.10에 장을 열었다. 장 초반 하락 폭이 커지면서 27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77.42)보다 12.93포인트(1.47%) 하락한 864.49에 거래를 시작했다. 코스닥 역시 개장 후 낙폭을 키우면서 장 초반 850선까지 내려와 거래 중이다.

앞서 뉴욕증시는 1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로 급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CNBC,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 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3.53포인트(1.43%) 하락한 3만4738.06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5.44포인트(1.90%) 내린 4418.64에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만3791.15로 전장에 비해 394.49포인트(2.78%) 하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나토의 동진 문제를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리스크가 시장 불안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시장 참여자들 입장에서는 전쟁의 현실화보다는 지정학적 긴장 국면 장기화를 베이스 시나리오로 상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한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이번 주는 미국 연준발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두개의 대형 변수를 둘러싼 경계감이 고조되는 시기"라면서 "증시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급락은 표면적으로 우크라이나 사태 격화, 사실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급락의 원인으로 지목된다"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우크라이나 대피령 등이 투자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본다. 하지만 증시 급락의 핵심 원인은 펀더멘털 불확실성, 미국 소비불안"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경제지표 부진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
다"면서 "더욱 매파적인 색이 짙어지는 연준의 통화정책을 경기회복, 경기모멘텀 강화로 지지해줘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경제지표 부진, 경기불안심리 확대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이 보도되자 본격적인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했다"며 "승자 없는 전쟁 가능성과 각국의 제재로 인한 상품가격 급등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부각되며 기술주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비디아와 AMD는 우크라이나 문제가 반도체 공급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소식에 급락했다"면서 "미 증시가 우크라이나 무력 충돌 우려가 높아지며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서 연구원은 "과거 2014년 크림반도 사태와 그에 따른 대 러시아 제재 등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일시적인 변동성을 키웠을 뿐 대세 하락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현재 시장은 각종 악재와 루머에 금융시장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등 자신감이 결여된 상태다. 과거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던 점을 강안하면 하락폭이 제한된 가운데 외국인 수급에 따라 변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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