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질환자에 '사전파악·위생철저·신속검사'
미접종 학생에게는 "기본 접종 참여해야" 등
의료계 "고위험군 오미크론 치명률 낮지 않아"
보건교사 "한정된 역량 고위험군에 집중해야"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오미크론 확산 속 새 학기 등교수업을 앞두고 기저질환자·미접종자 등 고위험군 학생들에 대한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최근 오미크론 변이 상황을 반영해 개정한 학교방역지침을 내놨지만 예방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방역 전문가들은 소아·당뇨, 중증 천식 등 고위험군 학생에 대한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중증화율은 결코 낮지 않다며 교육부가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앞서 10일 교육부가 내놓은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코로나19 감염예방 관리 안내(학교방역지침)' 제6판에는 소아·청소년 고위험군 기저질환자의 범위를 안내하고 있다. 크게 ▲내분비계 질환(당뇨, 비만 등) ▲심혈관 질환 ▲만성 신장 질환 ▲만성 호흡기 질환(중증 천식) ▲신경계 질환 ▲면역저하질환 등 6가지다.
학교방역지침에 따르면 기저질환자는 학교 자체 조사 결과 접촉자로 판명되면 우선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는다. 학교장으로부터 '고위험 기저질환자'임을 증빙할 수 있는 확인서를 받아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제출하면 된다. 검사 결과가 음성이면 즉시 등교할 수 있지만, 양성일 경우 방역 당국의 관리를 받게 된다.
학교에는 '기저질환자를 사전에 파악할 것', '기저질환 학생에게 개인위생을 더 철저히 하도록 교육할 것' 등을 안내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위험군 학생 보호 방안으로는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국에서 코로나19 소아 감염이 폭증하면서 입원율이 4배나 늘었다"며 "기저질환 학생에 대해선 담임 교사가 적극적으로 위생에 신경 쓰고 철저한 관리 감독과 신속한 검사가 이뤄지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보호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비판을 받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접종자 자체가 고위험군"이라며 "오미크론의 중증도가 낮다지만 백신 미접종자와 기저질환자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우려했다.
초·증·고 학생 연령층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낮아 확진자가 특히 많이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0시 기준 10~19세의 인구 10만명당 확진자 발생률은 3413명이다. 20~29세가 3318명, 0~9세가 3095명으로 뒤를 이었다. 18세 이상 인구의 접종률은 1차 96.8%, 2차 95.9%를 기록했다. 반면 13~18세는 1차 81.5%, 2차 77.0%에 그쳤다.
미접종자의 중증화율은 접종 완료자보다 현저히 높다. 지난 10일 질병관리청이 1월 4주차 확진자의 '예방접종력에 따른 중증 진행'을 분석한 결과 미접종 확진자의 중증화율은 3차 접종 완료자에 비해 18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상등교 원칙' 속 일선 학교들은 새 학기 방역·감염 부담과 관련해 최악의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생마다 특이사항이 다 다르다. 만약 몰랐던 기저질환이 나오면 전문가가 아닌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며 "교사들의 판단이 잘못돼 학생이 중증으로 간다면 고소·고발까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교내 코로나19 방역업무를 떠안은 보건교사들 사이에서는 학교 역량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고위험군 학생 보호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선아 한국보건교사협회 부회장은 "(교육부 지침상)접촉자를 교사들이 조사하게 돼 있는데, 확진자가 폭증하면 업무량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고위험군 기저질환자를 집중 관리하고 나머지 학생은 질병관리본부 지침처럼 '셀프 재택치료'를 하는 등 학교 현장과 방역 당국의 지침이 일원화돼야 학부모들의 혼란도 줄어들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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