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日, 기아는 中"…전기차 앞세워 시장 재진출[車블랙박스]

기사등록 2022/02/08 04:10:00 최종수정 2022/02/08 04:58:44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를 앞세워 일본과 중국 시장을 재공략한다.

일본에서는 13년 만에 현대차가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와 수소전기차 '넥쏘'를 앞세워 재진출 한다. 또 중국에서는 기아가 EV6를 시작으로 매년 전기차 신차를 출시하는 등 재도약에 나선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일본법인 현대모빌리티재팬은 이르면 이번주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서 현대차 기자발표회를 열고 진출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최근 일본법인명을 현대자동차재팬에서 현대모빌리티재팬으로 변경하고, 일본 승용차마케팅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판매방식은 전량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옵션 선택과 주문은 물론 대금결제와 보험가입, 등록까지 온라인으로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자동차시장은 토요타와 혼다 등 자국 완성차업체의 브랜드 파워가 강해 수입차 비중이 8%대에 그친다. 판매 비중이 높은 수입차는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차로, 도로폭이 좁고 차고지 증명제 때문에 좁은 집에 차고를 만들어야 해 우리나라와 달리 작은 차가 잘 팔린다.

현대차는 지난 2001년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2009년까지 누적 판매량이 1만5000대에 그치는 등 실적 부진을 겪었고, 결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최근 전동화 흐름이 빨라지며 현대차그룹은 내부적으로 다시 일본시장에 도전할만한 시장 상황이 형성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브랜드들은 하이브리드와 수소차에 집중하느라 현재까지 전용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현재 일본 자동차 시장 내 전기차 점유율은 채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시장이 급변하는 시기인만큼 현대차가 시장을 비집고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일본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 대당 전기차 보조금을 최대 80만엔(약 840만원)까지 지급한다.

[서울=뉴시스]기아는 7일 중국 장쑤성 소재 옌청시 시정부 청사에서 '기아-옌청시 투자 확대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협약식에는 송호성 기아 사장, 주우정 재경본부장, 류창승 중국법인장, 주빈 옌청시장, 샤스쥔 옌청시 개발구 서기 등이 참석했다. (맨 앞줄 왼쪽부터) 류창승 기아 중국법인장, 왕쒸동(王旭東) 옌청시 개발구 주임이 7일 중국 장쑤성 소재 옌청시 시정부 청사에서 열린 '기아-옌청시 투자 확대 협약' 체결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중국에서 최근 1년 새 판매량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기아는 합작 체제를 개편하고 사명을 바꾼 뒤 재도약에 나선다.

기아는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후 중국 내 반한 감정이 심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6년 65만대를 팔았던 기아는 2020년 22만대, 2021년 12만대로 판매량이 대폭 줄었다.

기아는 지난 7일 '기아-옌청시 투자 확대 협약'을 통해 둥펑위에다기아의 지분구조를 개편했다. 둥펑위에다기아는 2002년 기아가 중국 현지에 진출할 당시에 설립한 법인이다.

기존에는 기아와 중국 둥펑자동차, 장쑤위에다그룹이 각각 50%, 25%,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이번 협약으로 둥펑차가 합작사에서 빠지고 둥펑차가 보유한 지분(25%)은 장쑤위에다그룹이 인수했다. 이에 따라 기아와 장쑤위에다그룹의 지분 구조는 50대 50으로 재편됐다.

둥펑차가 발을 빼는 이유는 둥펑위에다기아의 판매량 감소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둥펑차는 중국 현지업체 가운데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기아는 지분구조 재편을 계기로 중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고 사업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년에 출시할 EV6를 시작으로 매년 전기차 신차를 출시해 2027년까지 6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중국 시장에 내놓을 주력 차종도 카니발, 스포티지 등 글로벌 전략 모델로 바꿀 계획이다.

합자사의 사명도 바뀐다. 둥펑위에다기아는 오는 4월 열리는 베이징모터쇼에서 신규 사명과 CI(기업정체성), SI(공간정체성)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기아 관계자는 "장쑤위에다그룹의 지원과 기아 주도로 개편된 새 합자사 출범에 맞춰 조기에 글로벌 기아의 역량을 중국에 이식하고, 효율적 의사 결정 구조 개편과 내실 있는 사업 추진으로 올해 중국 사업의 반등을 이뤄 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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