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깬 최종 성화 점화자…올림픽 사상 가장 작은 성화대[베이징2022]

기사등록 2022/02/05 00:47:31

2001년생 스키점프·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가 최종 점화

성화를 들고 눈꽃 모양의 성화대로 향했고, 눈꽃 한가운데 성화봉을 꽂았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작은 크기로 기록될 성화

[베이징(중국)=뉴시스] 김병문 기자 = 4일 오후 중국 베이징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최종 성화 주자인 디니걸 이라무장과 자오자원이 성화대에 불을 밝히고 있다. 2022.02.04. dadazon@newsis.com
[서울 베이징=뉴시스] 김희준 김주희 기자 = 올림픽 개회식에서 단연 기대를 모으는 것은 최종 성화 점화자의 정체다. 성화가 점화되기 전까지 최종 성화 점화자의 존재는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진다.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개회식에 모습을 드러내기 전까지 베일에 싸여있었다.

4일 중국 베이징 내셔널스타디움에서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모습을 드러낸 최종 성화 점화자는 예상 밖이었다.

통상적으로 최종 성화 점화자는 화려한 업적을 세운 개최국의 스포츠 전설이 맡았다. 직전 대회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전 세계를 호령한 '피겨여왕' 김연아가 최종 성화 점화자로 나섰다.

그러나 베이징동계올림픽 성화 점화를 맡은 것은 중국의 2001년생 유망주였다. 이번 대회 남자 노르딕복합에 출전하는 자오자원과 여자 크로스컨트리 스키에 나서는 이라무장이었다.

시진핑 주석이 올림픽 개회를 선언한 뒤 개회식장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눈꽃 조형물이 등장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91개국의 이름이 적힌 눈꽃이었다.

[베이징(중국)=뉴시스] 김병문 기자 = 4일 오후 중국 베이징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최종 성화 주자인 디니걸 이라무장과 자오자원이 성화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2022.02.04. dadazon@newsis.com
이어 마지막 성화 봉송이 시작됐다. 1950년대, 1960년대, 1970년대, 1980년대, 1990년대 태어난 스포츠 스타들이 차례로 성화를 봉송했다.

첫 주자로 나선 것은 1950년생인 자오웨이창이었다. 중국 스피드스케이팅을 대표하는 그는 26차례 중국 신기록을 갈아치웠고,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동계올림픽에 출전했다.

이어 1968년생인 리옌이 성화를 이어받았다. 1992년 알베르빌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 은메달리스트인 리옌은 현재 중국 대표팀 코치를 맡고 있기도 하다.

이후 한국 빙상 팬들에게도 익숙한 양양A가 성화를 넘겨받았다.

1976년생인 양양A는 한국 쇼트트랙의 전설 전이경과 라이벌 구도를 이뤘던 선수다. 2002년 솔트레이크 대회에서 2관왕에 오르는 등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딴 중국 쇼트트랙 영웅이다.

[베이징(중국)=뉴시스] 김병문 기자 = 4일 오후 중국 베이징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눈송이 속에 자리잡은 성화가 타오르고 있다. 2022.02.04. dadazon@newsis.com
1980년대생 대표로는 1989년생인 육상 스타 쑤빙톈이 나섰다. 쑤빙톈은 2015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의 400m 계주 은메달을 이끌었고, 남자 100m 아시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쑤빙톈에게 성화를 이어받은 봉송자도 한국 팬들에게 익숙한 인물이었다. 1991년생으로 양양의 뒤를 잇는 중국 쇼트트랙 스타로 활약한 저우양이다. 저우양은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2관왕에 등극했고, 2014년 소치 대회에서도 1500m 금메달을 땄다.

저우양은 2000년대생 대표인 자오자원과 이라무장에게 성화를 전달했다. 이들은 함께 성화를 들고 눈꽃 모양의 성화대로 향했고, 눈꽃 한가운데 성화봉을 꽂았다. 최종 성화 점화자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최종 점화자가 들었던 성화봉의 성화가 그대로 대회 내내 불타오를 성화가 됐다. 최종 점화자가 성화를 옮겨 거대한 성화대에 옮겨붙이던 종전 장면을 떠올리면 이례적이었다.

올림픽 역사상 가장 작은 크기로 기록될 성화였다. 한가운데 성화를 품은 눈꽃은 그대로 하늘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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