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최우선변제금 빼고 대출 진행하는 '방공제'
가계부채총량관리 수단으로 MCI 가입 제한 늘어
MCI 대출상품 판매하는 금융사, 손품·발품 팔아야
일명 '방공제'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돼야 하는 최우선변제금액을 떼어놓고 대출을 해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차주가 주택에 세를 놓았다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세입자의 최우선변제액을 내줘야 하기 때문에 금융기관이 애초에 해당 금액을 공제한 후 대출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금액은 서울 5000만원, 과밀억제권역 4300만원, 광역시 2300만원으로 책정돼 있습니다.
돈을 빌리는 입장에서는 실거주 목적인데도 방공제를 해야 하는지 의아할 수 있지만, 차주가 나중에라도 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금융사가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드는 보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공제를 하지 않고 대출을 받으려면 모기지신용보험(MCI), 모기지신용보증(MCG) 등에 가입하면 되는데요. 문제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총량관리 이후 MCI 상품 판매를 제한하는 금융기관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벌이가 뻔한 서민들 입장에서 수천만원의 대출이 덜 나오면 집 살 엄두가 안 날 테니, MCI 중단을 가계대출 속도조절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죠.
안 그래도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의 경우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9억원 이하 40%, 9억원 초과는 20%를 넘길 수 없습니다. 여기에 소득 기준인 총부채상환비율(DTI), 부채 지표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까지 고려하면 안 그래도 대출 기준은 상당히 깐깐한 상황입니다. 방공제를 모르고 주택 매수계약을 체결했다가 대출이 예상보다 5000만원이 덜 나오면 아찔한 상황에 맞닥뜨리겠죠.
해가 바뀌면서 대출총량규제가 재설정되어 지난해 말보다는 은행들의 대출 여력이 커지긴 했습니다. 그래도 주담대를 실행해야 하는 독자라면 MCI 가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손품,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방공제가 필수라는 A은행, MCI 상품을 판매하지만 금리는 높은 B은행, 가능한지 여부는 실제 대출신청을 해봐야 안다는 C은행 등 선택지가 다양하니까요. 통상 MCI에 가입해 방공제를 하지 않으면 금리가 0.1~0.3%포인트 더 붙는데, 금융기관에 따라 예외는 있습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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