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차량용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인한 완성차업계의 생산 차질로 신차 출고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중고차 구매 시점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민도 크다.
매년 겨울이 시작되는 11월부터 2월까지는 판매 수요가 늘고 구매 수요가 줄어드는 중고차 시장의 비수기지만 이번에는 중고차 시장이 활황을 보이며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폭이 낮았다. 입학과 입사, 발령 등이 맞물리며 매매가 활기를 띄는 3월부터는 가파른 상승세가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모바일 중고차 플랫폼 첫차 김윤철 이사는 "매년 3월이 되면 중고차 값이 점차 상승하는 국면을 맞이한다"며 "신차 대란으로 인한 추가 수요가 쉬이 꺾이지 않을 것이므로, 올 봄에는 예년보다 상승세가 더 가파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상반기 구매 예정이라면, 3월보다 2월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3일 첫차가 발표한 '2월 중고차 시세 전망'(2019년식·평균 주행거리 10만㎞ 미만)에 따르면 국산차 중에서는 기아 더 뉴 카니발의 구매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출고 지연이 극심한 모델이기도 하지만,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야외 활동에 제한을 겪는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한층 좁아진 탓이다. 연식 변경 후 세단 판매량이 두드러졌던 전통적 중고차 시장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더 뉴 카니발의 시세는 최저 1780만원부터 최대 364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이는 동일 트림의 신차 가격에 비해 38% 저렴한 수준이다. 카니발과 더불어 순위권에 이름을 올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현대 싼타페 TM이다. 현재 최저 2129만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이번달 가장 뛰어난 '가성비' 국산 중고차는 그랜저 IG가 될 전망이다. 2월 현재 기준으로 약 1740만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이는 신차 대비 최대 51% 저렴한 가격이다. 올해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전 모델의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어 4위를 기록한 기아의 올 뉴 K3는 평균 1500만 원대, 5위 더 뉴 스파크는 평균 9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수입차 부문 1위는 부동의 벤츠 E-클래스 5세대다. 구매 가격은 최저 4150만원에서 최고 6400만원 사이다. 반면 라이벌 차종으로 꼽히는 BMW의 5시리즈 7세대 시세는 최저 4100만원부터 최고 5899만 원으로 그보다 소폭 낮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첫차는 이번달 수입차 시세에서 '감가율'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통상 수입차 감가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수입차 보증이 아직 남아 있는 2019년식은 이론상 올해까지 가격 방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올들어 현재 첫차 앱에서 거래되고 있는 2019년식 수입차를 살펴보면 평균적으로 신차 대비 43% 이상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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