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201동 외벽서 25t 잔해 낙하…안전 진단 거쳐 재개 계획
구조 계획·건물 위험 감소안 점검…전문가 자문회의서 재검토
지난달 11일 붕괴 이후 사망 2명·매몰 1명·실종 3명 잠정집계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서구 HDC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23일째인 2일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이 콘크리트·철근 잔해물 추가 낙하로 일시 중단됐다.
구조 당국은 현재까지의 수색 경과와 건물 위험성 감소 방안을 면밀히 점검하고, 향후 구조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해 실종자를 하루빨리 구하기로 했다.
범정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1시 광주시청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지난달 28일 결정한 '탐색 구조 계획'과 '건축물 위험성 감소방안' 이행 현황을 점검했다.
지난 25일 오후 201동 27층 2호실 안방 위쪽 잔해 더미에서 혈흔·작업복과 함께 발견된 실종자 A씨의 구조 방안 등도 논의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201동 29층 중심 내벽 안으로 소형 굴삭기를 투입, 바닥 상판(슬래브) 위에 쌓여 있는 잔해물을 제거한 끝에 실종자 1명을 수습한 만큼, 같은 방식으로 A씨를 구조하기로 했다.
중수본 등은 쌓여 있는 잔해물을 치우는 대로 28층 바닥 상판을 뚫어 A씨를 구조할 계획이다.
아직 위치조차 파악되지 않은 실종 노동자 3명에 대한 수색·구조 활동도 벌인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전문구조대원 182명을 동원, 24시간 탐색·구조 활동도 이어간다.
시공사 측 현대산업개발은 건물 상층부 내 잔해를 지속적으로 제거, 지상으로 하역해 건물 바닥에 미칠 수직 하중을 덜어내는 데 집중한다. 구조대원과 보급품 운송을 위해 39층까지 오갈 승강 장비(호이스트)도 가동돼 수색·구조 작업을 돕는다.
남측 외벽 등지에 걸쳐져 있는 대형 콘크리트 덩어리는 대형 쇠줄로 붙들어 매 위험을 낮춘 상태다.
지난달 29일 오후 5시께 발견된 201동 24층 천장 상판 균열 확대에 대해서는 지지대(잭 서포트)를 추가 설치했다. 균열 확대 여부를 가늠할 계측기 20개를 추가 설치하며 추가 붕괴 위험 요인 등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중수본 등은 구조물의 대형 추가 붕괴 우려는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날 오전 붕괴 잔해물 추가 낙하로 수색·구조 작업은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이날 오전 8시 7분께 201동 남측 서쪽 모서리 인근 27·28층 등지에 걸쳐져 있던 25t 규모의 콘크리트 잔해물이 건물 내부·23층 외벽 구조물, 지상으로 떨어져 내렸다. 다만 대형 쇠줄이 일부 구조물을 고정했고, 이상 징후가 확인되자마자 주변 작업자 150여 명이 긴급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
중수본 등은 안전 진단을 거쳐 수색·잔해 제거 작업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 또 콘크리트 잔해물 추가 낙하 위험이 향후 수색·구조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24시간 감시 폐쇄회로(CC)TV를 추가 설치한다. 주변 도로 출입 통제, 긴급 대피 체계 강화 등 후속 조치도 한다.
오는 3일에는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 전반적인 건물 안정성을 다시 점검하고 추가 위험 요인은 없는지 면밀히 살핀다.
중수본 본부장을 맡은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건물 위험성 감소 조치를 계속 추진하고 있고 승강장비도 설치된 만큼, 현장에 남은 4명을 빠른 시간에 구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위험 요인이 여전히 산재한 만큼, 안전 확보가 중요하다. 붕괴 위험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위험 요인은 즉각 조치하도록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해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서구 화정동 HDC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 바닥 슬래브와 구조물 등이 무너져 내렸다. 붕괴 당일 노동자 6명이 실종됐고 1명이 다쳤다.
이후 지난달 14일과 31일 실종 노동자 2명이 차례로 구조됐으나 병원으로 옮겨져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숨진 노동자 2명의 사인은 '다발성 장기손상'인 것으로 추정됐다.
201동 건물 27층 잔해에서 매몰된 노동자 1명은 지난달 25일 발견된 이래 8일째인 이날까지 구조되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실종자 3명은 정확한 위치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로써 현재까지 이번 붕괴 사고로 발생한 인명 피해는 사망 2명, 매몰(생사 미확인) 1명, 실종 3명, 경상 1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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